‘검은 봉지 놓고 간 할머니’ 지켜본 식당 주인, 보이스피싱 수거책 검거

에어컨 실외기 옆에 놓인 현금 봉지를 눈여겨본 식당 주인이 손님들과 함께 보이스피싱 수거책을 붙잡아 피해를 예방했다.
25일 경기 양주경찰서는 지난해 12월30일 보이스피싱 수거책을 붙잡은 식당 주인 A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당일 오후 5시쯤 식당 야외 주차장 실시간 CCTV를 보던 중 80대 할머니가 검은 봉지에 든 무언가를 실외기 옆에 두고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마약 거래나 보이스피싱을 의심한 A씨가 나가서 확인해 보니 봉지 안에 현금 1430만원이 들어있었다.
A씨는 곧바로 112에 신고를 했고, 이내 남성 B씨가 택시를 타고 주차장에 도착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임을 직감한 A씨는 출동 중인 경찰관과 상의하며 B씨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 시간을 끌기 시작했다. 마침 식당 단골손님과 군인들이 도착했고 A씨는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은 함께 B씨에게 다가가 휴대전화 연락 내역을 지우려는 등 저항하는 B씨를 붙잡았다.
피해자는 동사무소 직원과 경찰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속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피해자에게 전화해 동사무소 직원을 사칭하며 “당신 조카가 주민등록증이랑 위임장을 가져왔는데 조카가 맞느냐”고 물어봤다. 피해자가 그런 조카가 없다고 하자 곧바로 경찰관을 사칭한 조직원이 전화를 걸어와 “개인정보 유출이 의심된다”며 “수사를 위해 현금이 필요하니 돈을 마련해 지정한 곳에 두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할머니의 전 재산인 것 같은데 잃지 않고 찾을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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