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는 고우석 안중에도 없나… “WBC 가는 게 반가운 일” 걱정하는 韓 대표는 따로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야구의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이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출전을 확정지은 선수들이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리며 대회를 준비하는 가운데, 구단들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이번 대회를 지켜보고 있다.
부상 위험 때문이다. WBC는 시즌 개막 직전에 열린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100%는 아닌 시기다. 보통의 시즌 준비 루틴이라면 80% 정도 몸 상태가 되는 시점에 대회에 나가는 셈이다. 그런데 국가대항전의 특성과 경기 분위기상 80%의 힘만 써서 경기에 임할 수는 없다. 설사 그렇게 생각하고 나가도 자신도 모르게 100%, 그 이상의 힘을 쓰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당연히 부상 위험도가 커진다.
이 때문에 보험 계약이 거절된 몇몇 선수들은 아예 대회에 나가지도 못했고, 지난해 부상이 많았던 선수들의 경우 구단이 규정에 따라 합법적으로 차출을 거부하기도 했다. 선수가 눈치를 보며 안 나가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
고우석(28)의 소속팀인 디트로이트도 총 11명의 선수가 7개 나라를 대표해 이번 WBC에 나간다. 몇몇 선수들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부상 위험도가 지적되고 있어 구단과 팬들의 우려를 모은다. 그러나 고우석을 걱정하는 시선은 찾아보기 어렵다. 팀 전력에서 비중이 낮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뛰었으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고우석은 계약 종료 후 KBO리그로 돌아올 것이라는 지배적인 전망과 달리 1년 더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디트로이트와 다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다만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는 아니다. 당초 계약 당시에는 스프링트레이닝 초대권도 얻지 못했다. 팀 전력 구상에서 중요한 선수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팬들의 시선도 비슷하다. 디트로이트 팬 칼럼 사이트인 ‘모터시티 벵갈스’는 25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의 WBC 출전 선수들 중 위험도가 있는 선수들을 다뤘다. 반면 고우석에 대해서는 “이번 대회가 캠프에 남아 있는 것보다 훨씬 큰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WBC 출전은) 반가운 일”이라면서 차라리 WBC에 나가는 게 선수의 앞길에 더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시범경기 첫 판부터 부진하며 그나마 있던 기대치 또한 확 떨어졌다. 고우석은 22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탬파 조지 스타인브레이너 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시범경기에서 ⅔이닝 동안 만루홈런 한 방을 얻어맞는 등 4피안타(2피홈런) 4실점으로 무너졌다. 싱글A, 더블A급 선수들에게 홈런 하나씩을 맞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제구가 예리하지도 못했고, 구위는 상대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한 채 최악의 경기를 했다. 이후 아직 등판 기회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반대로 고우석과 같이 한국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을 저마이 존스(29)에 대해서는 걱정 가득한 시선을 보냈다. 존스는 미국 국적의 선수지만 어머니가 한국계라 대회 규정에 따라 태극마크를 달고 이번 대표팀에 나간다. 존스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72경기에서 150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287, 출루율 0.387, 7홈런, 2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7을 기록하며 팀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터시티 벵갈스’는 존스를 가장 걱정되는 선수 4위에 올려놓으면서 “지난해 150타석에 불과했던 선수 걱정이 과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존스의 임무는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 그는 주로 케리 카펜터의 좌완 상대 플래툰 파트너로 활약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면서 “출전 기회는 제한적이지만, 포지션 유연성과 함께 지난해 타격 성적은 적은 출전에도 큰 임팩트를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부상 걱정에 나섰다.
한편 디트로이트에서 가장 WBC 출전이 걱정되는 선수는 당연히 에이스이자 지난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타릭 스쿠발이었다. 이 매체는 “말이 필요 없다. 스쿠발이 WBC에서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타이거스의 시즌은 시작도 전에 끝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위는 베테랑 불펜 자원인 켄리 잰슨이었다.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시즌 전 대회 출전이 컨디션 조절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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