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4석차 美 공화당 지도부, 불륜 의혹 의원 사퇴도 막아

자살로 숨진 전직 여성 보좌관과의 불륜 의혹을 받고 있는 미국 공화당 소속 토니 곤잘레스(텍사스) 연방 하원의원을 둘러싸고 당내 사퇴 요구가 확산되고 있지만,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민주당과의 근소한 의석 격차 속에서 사실상 퇴진 압박에 선을 긋고 있다.
논란은 지난 16일 텍사스 지역지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 뉴스가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곤잘레스 의원의 전 지역구 사무실 보좌진이었던 레지나 앤 산토스-아빌레스는 작년 9월 텍사스 유밸디 자택 뒷마당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고 다음 날 사망했다.
유족 측과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4년 두 사람 사이 개인적 관계가 형성됐고, 곤잘레스 의원은 심야 문자에서 보좌관에게 성적인 메시지를 보내며 사진을 요구하는 등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정황이 드러났다. 공개된 문자에는 보좌관이 “이건 적절하지 않다” “너무 지나치다”고 거부 의사를 밝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후 사적인 장소에서 만남을 약속한 문자 메시지 정황도 보도됐다.
보좌관의 남편은 2024년 5월 불륜 사실을 알게 됐고 이후 곤잘레스 의원에게 이를 문제 제기한 뒤, 그녀가 의원 일정에서 제외되는 등 직장 내에서 고립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은 이러한 상황이 정신적 악화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곤잘레스 의원은 불륜을 부인하며 자신이 정치적 음해와 협박을 받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여섯 자녀를 둔 기혼 상태다.
의혹이 공개된 이후 공화당 내부에서도 사퇴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로런 보버트(콜로라도), 애나 폴리나 루나(플로리다), 낸시 메이스(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여성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루나 의원은 “여성으로서 이런 내용을 보는 것은 정말 역겹다”며 곤잘레스 의원의 행동이 하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판했고, 메이스 의원도 관련 문자 내용을 “역겹고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버트 의원 역시 권력 남용이라며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남성 의원들 가운데서도 팀 버쳇(테네시)과 토머스 매시(켄터키)가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했고, 텍사스 동료 의원 브랜든 길은 재선 출마 포기를 요구했다.
그러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 등 공화당 지도부는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의혹이 심각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의원직 사퇴 요구는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이 같은 대응의 배경에는 하원 권력 구조가 있다는 해석이다. 현재 공화당은 민주당보다 불과 4석 많은 다수당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도부는 추가 이탈이 발생할 경우 법안 처리와 의회 운영이 즉각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실제로 공화당 지도부 인사들은 미 언론에 “중대한 사유가 아닌 이상 의원 공백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2월 곤잘레스 의원의 재선을 공식 지지했지만, 의혹이 공개된 이후 현재까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원 윤리감독기구(OCC)와 텍사스 주 당국은 관련 사안을 조사 중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하원 윤리위원회 회부 및 징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하원 규정상 선거 직전 일정 기간 동안 공식 조치는 제한돼 있어 정치적 결론은 예비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의 의석 부담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공화당 소속 닐 던(플로리다) 하원의원이 건강상 이유로 조기 은퇴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추가 공백이 발생할 경우 하원 표결 대응이 거의 불가능해지면서 지도부가 이를 만류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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