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제휴심사에 언론 '당혹'… "벽 높다" "쉽지 않을 것 같다"
전 제평위원들 "과거 로비 심해, 풀단 무작위추천 방식 긍정적"
정량:정성 2:8→5:5로, 평가항목도 각각 10개·29개로 늘어나
어뷰징 등 부정행위 매체 '계약해지' 권고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관건
지역매체들 "다양성TF 통한 특별심사는 언제?" 네이버 측 "일반 심사 후"
[미디어오늘 박서연, 윤유경 기자]

네이버의 새로운 뉴스제휴 모델은 포털의 저널리즘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까. 언론계에선 입점 심사가 까다로워진 데 주목한다. 3년여간 콘텐츠제휴·검색제휴 입점 심사 개최를 기다려온 언론사들은 한목소리로 평가 항목들이 많아진 점, 합격점수가 높아진 점을 두고 “쉽지 않을 것 같다” “굉장히 벽이 높아진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심사의 공정성 측면에선 긍정적인 면이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함께 운영했던 과거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와 비교해 새롭게 출범한 네이버 뉴스제휴위원회(뉴스제휴위)는 위원들의 권한을 분산시켜 위원을 향한 로비 위험성을 줄였다는 평가가 많다. 기만적인 기사형광고, 선정적 기사 등 부정행위나 문제적 보도로 인한 제재 항목이 늘고 벌점 기준도 늘렸으나 실제 심사에서는 어떻게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전 제평위원들 “풀단 무작위 추천 의미 있어”
A 전 제평위원은 “일단 위원들을 풀단 형태로 만들고 접촉 로비할 가능성을 줄인 노력은 잘한 것 같다. 제평위원 시절 생각보다 연락을 되게 많이 받았다. 검색제휴든 콘텐츠제휴든 제휴하고 싶은 언론들 쪽에서 제가 비언론인임에도 불구하고 연락을 굉장히 많이 해왔다”라고 말했다.
김위근 네이버뉴스혁신포럼 위원(전 제평위원)도 “연락을 꽤 많이 받았었다”며 “지난 제평위의 긍정 측면도 있었으나,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비롯해 심사위원 전문성, 공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과거엔 위원들이 고정돼있었는데, 풀을 만들어 무작위 선정해 운영하는 방식은 지난번보다 전문성 측면이나 공정성 부분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다”라고 했다.

지난해 5월 뉴스제휴위는 정책위원회 11명을 선발하고, 새롭게 운영할 뉴스제휴위 규정을 만들었다. 심사는 500여명의 풀단에서 무작위로 뽑힌 53명의 위원이 뉴스제휴위 콘텐츠제휴와 검색제휴 입점심사에 참여한다. 과거 제평위에서 30명 위원이 15명씩 입점과 제재 심사를 맡았다. 제평위원이 뽑힐 때마다 입점을 원하는 언론사들이 로비를 벌여왔다.
풀단은 미디어다양성위원회,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신문윤리위원회,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위원으로 재직했던 이력이 있는 인사들과 주요 제휴 언론사들이 운영하는 독자·시청자위원으로 재직했던 이력이 있는 인사들로 구성된다. 이미 입점해있는 매체들의 부정행위를 평가하는 운영평가위는 풀단에서 15명을 뽑는다. 입점심사는 매달 진행하고 6개월마다 7명씩 위원을 바꾼다. 또 6개월이 지나면 남은 8명이 바뀌는 방식이다.
까다로워진 평가, 지역언론 심사 감감무소식… “벽 높아졌다”
네이버 입점 심사의 벽은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엔 월 최소기사 생산량, 자체 기사량, 윤리서약 등 기본적인 항목 3개만 평가했지만 앞으론 추가로 자체생산 비율 초과 여부, 기자 1인당 기사 생산량의 적정수준, 허위사실로 인한 법원의 판결, 기획·심층·탐사보도 기사 제출 건수, 기본적 운영 요건 준수, 이용자위원회 운영 및 이용자 불만 처리 절차, 정정·반론보도 영역 구성, 기사 및 서비스의 품질 부정 평가 점수 등을 평가한다. 과거 주관적인 정성평가가 80%에 달하고 정량평가가 20%에 그쳐 정성평가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정량평가 비중을 50%로 늘리되 조건을 까다롭게 했다.

정량평가의 총점은 50점이다. 예를 들어 정정·반론보도 영역 구성 항목은 5점 만점인데, '허위사실로 인한 법원의 정정보도 판결' '허위사실로 인한 법원의 명예훼손 판결'을 하나라도 받으면 4점이 깎인다. 2건 판결을 받으면 이 항목은 0점이 된다. 정량 총점 50점 중 검색제휴는 35점, 콘텐츠제휴는 40점 이상 받아야 정성평가로 넘어갈 수 있는데, 허위사실로 인한 법원의 정정보도 판결이나 명예훼손 판결을 받는다면 4~5점이 깎이는 셈이다.
정성평가 항목도 7개에서 29개로 늘어난다. 과거 80점을 7개 항목으로 나눠 한 항목에 10점에서 15점으로 배점했는데, 29개 항목을 50점으로 구성해 한 개 항목당 2점~4점으로 구성했다. 53명의 위원이 5개 조로 나뉘어 10명씩 일부 항목들을 심사한다. 심사 기준 변경과 함께 합격점수도 변경됐다. 콘텐츠제휴와 검색제휴 각각 80점과 60점을 받아야 했는데, 90점과 80점으로 변경됐다.

네이버에 입점해 수익을 배분 받는 콘텐츠제휴사의 진입장벽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상권 지역신문 C기자는 “콘텐츠제휴사가 되고 싶다. CP 점수가 원래 80점이 합격점수였는데, 90점으로 오른 것도 그렇고 기준들을 꼼꼼히 봤지만, 그 기준대로라면 지금 있는 제휴사들도 다 통과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벽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A 전 제평위원은 “정량평가가 그전엔 최소한의 기준을 줬던 느낌이 있었다. 지역 언론이나 소규모 언론을 기준에서 이번 정량평가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정성평가 항목 개수가 늘어난 것이 얼마나 이게 실효적으로 구분돼서 평가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을지가 문제”라며 “일단 출범하고 정책위에서 자주 보완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군소·지역언론의 우려가 크다. 과거 제평위는 별도의 지역언론 입점 트랙을 마련했는데 이번 발표에선 빠졌다. 독립언론과 지역언론 등은 다양성TF를 통해 심사 기준을 논의한다고 했는데 아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김철원 광주MBC 보도본부장은 “기대를 많이 했다. 2022년에 지역매체 특별입점 심사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개념이 아예 없더라. 지역과 중앙 매체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겠다고 했다. 힘들어지겠구나, 가능성이 더 작아졌구나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C기자 역시 “이번엔 지역 매체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 다양성TF를 통해 다양한 매체들을 넣겠다는 계획도 있었던 걸로 안다. 지역 매체가 추가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열렸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24일 미디어오늘에 “우선 일반 심사위를 재개하는 게 우선이고, 다양성 TF는 아직 구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 심사 재개 이후에 다양성TF를 가동을 한 뒤 지역매체 관련 부분을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적 언론 퇴출 오히려 어려워진다?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 심사가 어떻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제평위가 여러 한계를 보였지만 '동일기사 반복전송'(어뷰징) 행위를 근절시키고 선정적 보도, 기만적인 기사형광고를 일부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규정만 보면 기존보다 제재가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기존에 입점한 언론사 제재 평가인 운영평가는 한 달에 한 번씩 기사 및 서비스 품질을 상시 평가한다. 과거 평가 항목은 10개였으나, 18개로 늘었다. 언론 오보로 인한 법원 판결, 이용자가 오인할 수 있는 기사, 지나치게 선정적인 광고 등이 제재 대상이다. '이용자가 오인할 수 있는 기사' 등은 규정이 모호해 실제 어떻게 적용될지 불분명한 면이 있다.
제재 단계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부정 평가 점수가 쌓이면 시정요청(2점 미만), 경고 처분(2점 이상), 24시간 노출 중단(4점 이상), 계약해지 대상(재평가, 6점 이상), 48시간 노출 중단(8점 이상), 계약해지 대상(재평가, 10점 이상) 절차를 거쳤다. 재평가 결과 기준점에 미달하면 계약해지 통보가 됐다. 바뀐 운영평가위는 부정평가 점수가 쌓이면 노출 중단 없이 계약해지 권고가 이뤄진다. 다만 과거에 없었던 이의심사위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를 보완했다. 과거엔 1년간 6점이 쌓이면 계약이 해지됐으나, 앞으론 2년간 누적 10점이 채워지면 계약해지를 권고한다.
A 전 제평위원은 “단순히 계약해지 자체만 남는다면 오히려 어려울 것 같다. 위원들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큰 불이익을 주는 측면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조금씩 점수가 모여서 10점이 됐을 때 계약해지를 한다고 하면 그렇게까지 해야 해? 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대형 언론의 경우 제재 사유를 안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기준 벌점을 초과하지 않는 관리 측면으로 살핀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제평위에서 콘텐츠제휴사들은 3월1일을 기준으로 1년마다 벌점이 초기화되는 걸 알고, 초기화 직전 시점에 기사형광고 등 부정행위로 수익을 얻었다.
그는 이어 “세부 제제로서 노출 중단이 있는 게 낫지 않나. 콘텐츠제휴사라면 광고 배분액을 건드리는 방법도 있다. 중간 단계가 있는 게 뉴스제휴위 제재 실효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평위가 부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기사 선정성이나 과도한 상업주의로 빠지는 걸 막아주고 있었다. 일단 빨리 가동을 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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