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풀린 채 방치된 갱폼과 추락사한 이주노동자, 현장소장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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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세종시 한신공영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 추락사와 관련해 2심 무죄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해체 작업이 중단된 갱폼을 방치하고 출입 통제·점검·작업발판 설치 등 실질적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개별적 지시가 없더라도 형사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고 보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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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세종시 한신공영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이주노동자 추락사와 관련해 2심 무죄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해체 작업이 중단된 갱폼을 방치하고 출입 통제·점검·작업발판 설치 등 실질적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개별적 지시가 없더라도 형사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고 보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도급사 현장소장 ㄱ씨 사건에서 원심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환송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해체 작업이 중단된 갱폼을 고정볼트 일부가 해체된 상태로 방치한 행위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2020년 6월 세종시 공동주택 신축 공사현장에서 러시아 국적의 20대 이주노동자가 아파트 외벽 콘크리트 작업을 위해 설치된 외측 유로폼 거푸집을 해체하기 위해 갱폼 위에 올라갔다가 구조물과 함께 약 30미터 아래로 추락해 숨진 사건이다. 해당 공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하고 한신공영과 금성백조가 각각 60%, 40% 지분으로 공동수주해 시공했다.
문제가 된 갱폼은 사고 10여일 전 인접 구조물과 충돌한 탓에 일부 고정볼트가 해체된 채 방치돼 있었다. 검찰은 하도급사 현장소장 ㄱ씨와 한신공영 현장소장 ㄴ씨가 별도의 안전한 작업발판을 설치하지 않는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노동자를 작업에 투입해 사고를 발생하게 했다고 보고 기소했다. 하도급사 법인과 한신공영, 금성백조도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ㄱ씨와 ㄴ씨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도급사에는 벌금 1천만원, 한신공영과 금성백조에는 각각 벌금 1천2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안전조치 위반으로 노동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ㄱ씨의 항소로 진행된 2심 재판부는 "사고 당일 누군가가 갱폼의 고정볼트를 해체했고 피해자가 지시와 달리 갱폼 위에 올라간 것이 직접적 원인"이라며 업무상과실치사와 근로자 사망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ㄱ씨에게 "갱폼의 고정 상태를 별도로 점검할 구체적 주의의무까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안전조치 위반 일부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현장소장인 ㄱ씨에게 책임을 물었다. 갱폼의 양중·해체 작업을 진행하면서 작업 범위와 절차를 노동자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주지시키고, 타워크레인에 매단 뒤 볼트를 해체하도록 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또 해체 작업이 중단돼 추락 위험이 있는 갱폼에 대해 관계자 외 출입을 통제하고, 옥상에서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하는 작업자들을 위해 별도의 안전한 작업발판을 설치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안전조치 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될 여지가 크다고 보고, 이를 부정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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