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 메이저리그 가도 한화는 안전장치… 11년 307억 초대형 계약 없던 일? 한화가 영리했나

김태우 기자 2026. 2. 25.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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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와 11년 총액 307억 원이라는 KBO리그 역사상 초장기, 초대형 계약을 터뜨린 노시환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화가 또 한 번 리그를 들었다 놓은 오프시즌이었다. 베테랑 손아섭과 계약이 늦어지며 본의 아니게 리그의 큰 주목을 받은 한화는 23일 노시환과 11년 총액 307억 원이라는 상상 이상의 계약을 터뜨리며 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그간 KBO리그에서는 8년 이상의 장기 계약이 한 번도 없었다. 노시환은 10년 이상 계약을 한 KBO리그 역사상 첫 선수로 기록됐다. 단일 계약으로는 양의지(두산)가 기록한 152억 원이 최대 규모 계약이었지만, 200억 원 시대를 연 것도 모자라 곧바로 300억 원대 계약에 직행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말 그대로 엄청난 계약이었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노시환과 비FA 다년 계약을 준비했다. 노시환은 2026년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었다. 20대 중반의 나이에 최근 3년 연속 20홈런 이상, 그중 두 번은 30홈런 시즌을 기록한 노시환은 분명 큰 희소성을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 장타력을 꾸준하게 보여줬고, 또한 3루 수비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시장에 나오면 타 팀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선수임에 분명했다. 한화로서는 반드시 미리 묶어야 하는 선수였다.

당초 계약 논의는 이전 사례와 마찬가지로 5년 수준에서 시작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최종 협상까지는 가지 못했다. 일단 2026년 연봉 10억 원에 계약하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한 한화는 아예 초장기계약을 추진하며 물꼬를 텄다. 노시환도 한화에 대한 애정이 큰 선수였고, 결국 11년 총액 307억 원의 제안에 도장을 찍었다. 사실상 한화에서 시작하고 은퇴하겠다는 선언과 다름 아니었다.

▲ 한화는 노시환이 원하면 2026년 시즌 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손혁 한화 단장은 "선수의 동기부여를 생각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 이글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한화가 메이저리그 진출의 길을 열어줬다는 것이다. 한화는 “2026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해 선수의 동기부여도 이끌어낼 수 있게 했다”면서 “해외 진출은 메이저리그에 국한하되 포스팅을 통해 복귀 시에도 한화 이글스의 프랜차이즈로 남을 수 있도록 상호 합의하며 계약 조건을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선수의 동기부여를 생각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노시환 선수가 메이저리거로 이름을 떨친다면 한화 이글스의 팬들과 한화인들 모두 노시환을 보면서 자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노시환은 2026년 좋은 성적을 거두면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다는 하나의 새로운 길을 마련하게 됐다.

노시환은 현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다. 리그 젊은 선수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고, 아직 20대 중반이라 영입하면 전성기를 다 뽑아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여기에 3루 수비도 계속 안정되고 있어 수비 포지션 또한 확실하며 1루도 볼 수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로서는 가격만 적당하다면 매력적인 선수가 될 만하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소식을 주로 다루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노시환은 현재 25세 시즌에 접어들며, 포스팅이 이뤄질 경우 26세에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협상하게 된다. 이러한 젊은 나이는 한화가 장기 계약을 결단한 중요한 배경이며, 물론 11년 계약 형태는 아니겠지만 MLB 구단들에게도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307억 원, 달러로는 약 2100만 달러 수준의 기준점이 생겼다는 것에는 주목했다.

▲ 노시환은 307억 원이라는 메이저리그 포스팅 기준점이 생겼고, 노시환에 관심이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이 금액을 기준점으로 삼아 오퍼를 해야 할 전망이다. 한화는 설사 노시환이 메이저리그에 가도 적잖은 포스팅 금액과 그에 대한 보류권을 확보할 수 있다 ⓒ곽혜미 기자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제안이 이를 크게 밑돌 경우 노시환은 이미 307억 원이 보장되어 있는 상황에서 굳이 미국 진출을 타진할 필요가 없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은 구단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화와 노시환이 나름의 기준점을 설정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정도’ 금액이라면 구단도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손 단장의 말대로 노시환에게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실제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계약에는 몇 가지 옵션도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눈길을 끄는 조항은 연장 계약이 아예 발효되지 않을 가능성이다. 노시환은 2026년 KBO 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수 있다”면서 “이미 2130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 보장된 상황에서, 노시환을 영입하려는 메이저리그 구단은 그보다 훨씬 높은 조건을 제시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변수가 있음을 짚었다.

노시환이 메이저리그에 간다면 한화는 당장의 전력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다만 FA가 아닌, 포스팅으로 가는 것이라는 하나의 ‘신분 차이’가 생겼다. 노시환이 예정대로 FA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에 간다면 돌아올 때는 KBO리그 10개 구단 모두와 협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포스팅으로 가면 돌아올 때는 반드시 한화로 와야 한다. 그리고 원칙적으로는 한화와 4년을 뛰어야 FA 자격을 다시 얻는다. 한화는 이번 계약으로 설사 노시환이 메이저리그에 가더라도 그에 대한 ‘보류권’을 손에 넣는 부수적인 효과도 달성했다.

노시환이 만약 총액 2000만 달러 수준의 제안을 받는다면 한화는 포스팅비도 받을 수 있다. 앞서 키움과 5년 총액 120억 원 보장 계약에 합의했다가 메이저리그 포스팅 절차를 밟은 송성문은 4년 총액 1500만 달러 상당의 계약을 했고, 키움은 규정에 따라 300만 달러 수준의 포스팅비를 받았다. 노시환이 총액 2500만 달러에 계약한다면 한화는 500만 달러(약 72억 원)의 포스팅비를 받을 수 있다. 돈도 챙기고, 돌아올 노시환의 권리도 갖는다.

이 경우는 11년 계약서가 파기될 전망이다. 노시환이 메이저리그에서 얼마를 뛸지도 알 수 없고, 돌아올 때는 사정이 다른 만큼 당연히 새로운 계약이 필요하다. 송성문 사례처럼 계약은 했지만 시작도 못하고 사라지는 셈이다. 한화의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노시환이 11년 동안 건강하게 뛰며 307억 원의 값어치를 해내는 것이지만, 설사 메이저리그에 가 이 계약이 시작되지 못해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 만약 노시환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할 경우 11년 307억 원 계약서는 시작도 못하고 파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그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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