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연쇄살인녀 얼굴입니다…가짜 신상 확산에 2차 피해 우려 [세상&]

전새날 2026. 2. 25.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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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신상 공개를 하지 않기로 한 강북구 모텔 살인사건 피의자의 개인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

이창현 교수는 "온라인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퍼지면서 무관한 사람이 피의자로 오인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피의자에 대해서는 신상 공개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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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추정 신상 정보, 온라인서 확산
틀린 신상 정보도 확산…2차 피해 우려
피의자 추정 신상정보(왼쪽)와 사건과 무관한 여성의 신상정보(오른쪽)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서 공유되고 있는 모습. 전새날 기자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경찰이 신상 공개를 하지 않기로 한 강북구 모텔 살인사건 피의자의 개인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퍼지면서 범죄와 무관한 애꿎은 시민이 피의자로 지목되는 등 2차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경찰 “신상 공개 안 해” 입장에도 무분별 확산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

25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 B씨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신상 공개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범죄의 명백성, 잔혹성, 사회적 파장 및 범죄 예방 효과 등 공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다.

그러나 이 같은 경찰의 판단과 무관하게 온라인상에서는 이번 사건 피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이름과 얼굴 사진, 출신 학교 등 확인되지 않은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퍼져나간다. ‘신상 털기’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사적 제재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범행 동기나 사건 경위보다 ‘얼굴 공개’, ‘학교 찾기’, ‘지인 확인’ 등에 집중된 게시물이 빠르게 퍼지며 사건 자체에 대한 논의는 뒷전으로 밀리는 모습도 나타났다.

특히 사건 피의자가 아닌 여성이 피의자로 잘못 알려지면서 2차 피해 우려도 커진다. 엑스(X·옛 트위터)에는 “모텔 연쇄 살인녀 얼굴이라더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퍼지며 조회수 약 60만 회를 넘어섰다. 해당 게시물에는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성희롱성 댓글까지 달렸다.

법적 문제 발생 가능성…2차 피해도 우려
모텔 퇴실 직후 폐쇄회로(CC)TV에 잡힌 20대 여성 A씨의 모습. [MBC]

전문가들은 경찰의 신상 비공개 결정 이후 온라인 이용자들의 궁금증과 정의 실현 심리가 결합한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찰의 공식적인 신상 공개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사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려는 온라인 이용자들이 스스로 정보를 찾고 공유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일부 이용자들은 이런 신상 유포 행위를 범죄에 대한 정의로운 대응이나 사적 제재로 인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신상 털기’가 이어질 경우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확인되지 않은 피의자 신상을 온라인에 유포할 경우 명예훼손이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공익 목적이 인정될 수는 있지만 조회수나 영리 목적이 개입됐다면 처벌 가능성이 커진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사적 제재 논란은 법적 문제로 이어진 바 있다. 앞서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한 나락보관소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사건의 가해자들 신상을 공개한 또 다른 50대 남성 유튜버 최모 씨 역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가해자들을 망신 주기 위해 사적 제재를 가하겠다는 삐뚤어진 정의감으로 사건을 저질렀다”며 “얻은 정보는 최소한의 확인 없이 근거 없는 사실이나 과장된 표현으로 인터넷을 통해 광범위하게 전파됐다”고 지적했다. 또 “정보가 사실인 경우에도 이 사건과 같은 사이버 레커식 형태는 위험 수위에 이르러 사적 제재를 조장해 법치 근간을 흔드는 등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식적인 신상 공개가 오히려 사적 제재로 인한 혼란을 줄이고 범죄 예방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창현 교수는 “온라인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퍼지면서 무관한 사람이 피의자로 오인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피의자에 대해서는 신상 공개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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