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법 301조로 '쿠팡 차별' 조사 가능성…정부 상황 주시(종합)
"트럼프 美 대통령 4월 방중 계기 북미대화 등 모든 가능성 고려"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강경화 주미대한민국대사는 24일(현지시간)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주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결해 무효가 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이번 판결에서 이미 납부한 관세 환급에 대한 명확한 지침은 없어서 앞으로 환급 절차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강 대사는 "우리 대사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후속 조치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대미 협의가 우호적 분위기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판결문에 명확하게 언급되지 않은 환급에 대해서는 우리 기업에 정확한 정보가 즉시 전달될 수 있도록 진출 기업, 경제단체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법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 따라 이날부터 이의 부과를 중단하는 한편 이를 대체하기 위한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의 '글로벌 관세'를 발효했다. 핵심광물 등 제조업에 필수적으로 판단되는 일부 품목과 타 관세 부과 대상을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에 대해 부과한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10%의 관세율을 15%로 올리겠다고 밝혔고, 백악관은 이를 위한 후속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글로벌 관세는 150일간 한시적으로만 발효되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플랜B'로 품목 관세의 근거인 무역확장법 232조, 불공정 무역 관행 대응에 활용하는 무역법 301조 등을 활용해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전 수준으로 관세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따른 대안으로 삼고 있는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 부과가 한국을 대상으로도 이뤄질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법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으로, 트럼프 1기 당시 대중 관세 전쟁에도 활용됐다. 현재 미국 측은 3월 초까지 301조에 따른 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날 미 하원 법사위가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를 소환해 한국의 쿠팡 차별에 대해 조사한 것과 관련, 한국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소비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미국 측에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 법사위는 이번 비공개 증언(deposition)과 관련, 한국 정부 측에 설명을 요청해 왔고, 지난주 한국 측 실무진이 쿠팡에 대한 조사 경위, 현재 상황, 정부 입장 등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 판결 후 트럼프 행정부가 301조를 근거로 주요 교역 상대국에 대한 불공정 행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쿠팡의 경우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01조 조사의 중요 요소로 꼽은 디지털 상품 서비스에 대한 차별 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가능성이 있다.
미 대법이 지난 20일 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결한 당일, USTR 부대표와 강 대사가 면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한국에 부과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맺었던 한미 간 공동팩트시트(Joint Factsheet)와 관련해 강 대사는 "지난 1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국회의 대미 투자 입법 지연을 이유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언급한 직후부터 대사관은 미 행정부 각급에서 긴밀히 소통하면서 미측 진위를 파악하고 상황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강 대사는 "외교장관, 산업장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잇따라 방미해 우리 정부에 확고한 투자 이행 의지를 미 측에 설명한 바 있다"며 "현재 국내적으로 조속한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위해 여야 특위를 구성하고, 특별법 시행 이전에도 대미투자 후보 사업을 검토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투자 이행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적극 설명하고 앞으로도 관련 사항을 세심히 관리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부연했다.
강 대사는 "공동팩트 상 3대 합의 분야인 원자력 농축 재처리, 핵추진 잠수함, 조선 분야 협력이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대사관 차원에서 역할을 충실히 하는 등 적극 지원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미국 측이 발표한 '미국해양행동계획'(MAP)에는 동맹과의 파트너십 등 우리에게 기회가 될 내용도 포함돼 있는 만큼, 이를 잘 참고해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조선 협력 성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핵잠 및 원자력 협력을 위한 미국 측 협상팀의 방한이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서는 미국 측의 팀 구성과 관련한 내부적인 긴밀한 협의와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방한 타이밍을 조율하고 있고, 한국 측이 역으로 방문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미투자 실무 협상단이 지난주 방미한 것과 관련, 한미 양국이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협의하고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는 대로 1, 2호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한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사는 이달 19일부터 열리고 있는 북한 노동당의 제9차 당대회와 관련해선 "김정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대외적으로 국가의 지위를 불가역적으로 굳건히 다졌고 그간의 경제, 국방, 외교 성과를 과시했다"며 "총비서로 재추대돼 위상도 더욱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남, 대미 메시지는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으로 향후 공개될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4월 방중 계기에 북미 대화 가능성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밝혔다.
강 대사는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진행 상황, 미중 관계, 북중 관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사관은 (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 국무부 등 행정부와 각급에서 수시로 소통하면서 북한의 대내외 동향을 공유하고 대북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측은 일관되게 대북 정책에 어떤 변화도 없고 한국이 놀랄 만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긴밀히 사전·사후 소통하겠다고 밝히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이 오늘부터 방미해 미국 측과 관련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대사는 "짐 리쉬 상원 외교위원장, 마이클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 브라이언 매스트 하원 외교위원장 등 핵심 상임위 지도부 인사들뿐만 아니라 코리아코커스, 코리아 스터디 그룹 등 한미 관계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민주, 공화 양당 주요 의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원활히 이행되기 위해서는 의회의 입법과 예산 승인이 필수적인 만큼, 저는 주요 의원들과의 소통과 교류를 꾸준히 챙겨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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