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멕시코 카르텔 폭력 사태 면밀히 주시”…월드컵 안전 우려 확산, 일정 바뀔까

김세훈 기자 2026. 2. 25.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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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푸에르토 바야르타에서 군 작전으로 마약 카르텔 수장 네메시오 오세게라(일명 ‘엘 멘초’)가 사망한 뒤 조직범죄 세력이 벌인 도로 봉쇄와 공격으로 불에 탄 버스 잔해 옆을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올여름 북중미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에서 대형 마약 카르텔 수장이 군 작전 중 사망한 이후 무력 충돌이 확산되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멕시코 정부에 따르면,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은 군 당국의 작전으로 조직 수장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일명 ‘엘 멘초’)가 사망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군과 총격전을 벌이고 도로를 봉쇄하며 차량에 방화를 저질렀다. 사태는 중서부 할리스코주에서 시작돼 현재 최소 12개 지역으로 확산됐다. 온라인에는 무장 괴한들이 거리를 순찰하고 도시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는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엘 멘초 사망 직후 24시간 동안 최소 25명의 멕시코 국가방위대원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는 최근 수년간 멕시코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 가운데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할리스코주의 주도 과달라하라는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대도시로, 이번 월드컵에서 4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다. 멕시코시티에서는 5경기, 몬테레이에서는 4경기가 예정돼 있다.

FIFA 대변인은 BBC를 통해 “연방·주·지방 당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공공 안전 유지와 질서 회복을 위한 정부 조치를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폭력이 장기화할 경우 월드컵 보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영국 노팅엄대 범죄법 교수 하비에르 에스카우리아차는 “카르텔을 강하게 압박하면 반드시 반발이 따른다”며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로 번질 경우 치안 관리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카르텔 역시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다”며 “이들은 호텔과 식당을 소유하고 지역 경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영국, 미국 등 해외 관광객이 멕시코를 방문해 소비하는 것이 이들에게도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CJNG는 자산 규모가 100억 파운드(19조 4812억 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수만 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결성 이후 정치인 암살, 집단 학살, 납치 등 강력 범죄를 저질러 왔다.

미국 정부는 할리스코주 체류 자국민에게 실내 대피를 권고했으며, 캐나다는 푸에르토 바야르타행 항공편을 취소했다. 일부 항공편은 출발지로 회항했다.

영국 UWE 브리스톨대 범죄학자 카리나 가르시아-레이예스는 “관광객에게는 ‘중간 수준’의 위험이 존재한다”며 “당국 지침을 따를 경우 전반적으로는 안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멕시코 국내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시적 보복에 그칠 것이라는 기대와, 새로운 권력 공백으로 인한 장기적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엘 콜레히오 데 멕시코의 모니카 세라노 교수는 “카르텔이 보유한 무기의 수준을 감안하면 군사적 충돌은 불가피하다”며 “세계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장면들이 멕시코 방문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 보안은 이미 미국 내 이민단속 강화와 연방요원 총격 사건, 대규모 시위 등으로 논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카르텔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고, 멕시코는 다수의 카르텔 인사를 미국에 송환했다. 주멕시코 영국대사를 지낸 존 벤저민은 “이번 대응은 전례 없는 대규모 사태”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테러 조직 지정과 압박이 현재 상황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FIFA는 현재까지 대회 일정 변경이나 개최지 조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개최국의 치안 안정 여부가 향후 대회 흥행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시선은 멕시코 정부의 대응에 집중되고 있다. BBC는 “월드컵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며 “폭력이 단기적 충돌로 마무리될지, 새로운 불안정 국면으로 이어질지에 따라 이번 대회의 안전 구도 역시 크게 달라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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