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에서 물러난 심판위원회…판정 신뢰 회복, 심판 개인 역량에 달렸다

지난 시즌 K리그는 ‘오심’이라는 단어로 얼룩졌다. 2024년 28건이던 오심은 2025년 79건으로 급증했고, K리그1만 놓고 보면 8건에서 34건으로 네 배 이상 늘었다. 단순한 판정 실수를 넘어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고, 팬들의 불신은 분노로 번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3일 ‘심판 발전 정책’을 내놓았다. 단순한 보완책을 넘어 구조를 건드린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심판 배정 방식과 평가 체계, 그리고 심판위원회 역할 축소는 기대감을 가질만한 핵심 요소들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배정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심판위원회 고위층이 사실상 독점적으로 배정을 좌우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줄 서기’, ‘인맥 배정’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시즌부터는 전산 시스템을 통한 사실상 무작위 배정을 기본으로 하고, 협회 심판운영팀이 최종 확정하는 구조로 바뀐다. 더 나아가 내년부터는 AI 자동 배정 시스템 도입까지 예고됐다.
이는 단순한 행정 변화를 넘어 심판위원회가 스스로 영향력을 내려놓은 결정이다. 기득권을 움켜쥐기보다 시스템에 권한을 넘긴 것이다. 심판 조직 내부 성역을 많이 허문 셈이다. 이 점은 분명 엄청난 개혁이다.
배정 통보 시점도 경기 3~5일 전에서 2주 전으로 여유를 뒀다. 그동안 심판들은 준비 시간 부족과 사생활 침해, 과도한 스트레스 속에서 경기에 나섰다. 외부 압력을 차단한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오히려 준비 불안정성을 키웠다. 이제는 충분한 시간 속에서 경기 분석과 체력 관리, 멘털 준비가 가능해진다. 압력과 로비에 대한 신고·처벌 장치도 연구 중이다. 준비가 안정돼야 판정도 안정된다.
평가 시스템 역시 달라진다. 평가협의체 위원 7명 중 최소 3명을 비(非)심판 출신으로 구성하도록 보장했다. 구단 요청 시 참관도 허용하고, 필요하면 심의 과정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전지적 심판 시점’이라는 폐쇄성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승강제 산정 방식도 조정됐다. 기존에는 경기 평점이 100%를 차지했다. 이제는 그걸 80%로 줄이고, 나머지 20%에 교육 활동과 체력 검증 점수를 반영한다. 한두 차례 박한 평가, 평가관의 기울어진 평가로 강등이 좌우된 구조를 완화한 결정이다.
이번 개편은 메시지가 분명하다. 심판위원회 중심 ‘권위 구조’에서 심판 개인의 ‘역량 구조’로, 팬과 수요자 중심 판단으로 무게추가 이동했다는 것이다. 이제 판정의 신뢰 회복은 심판 개인의 준비, 판정에 대한 전문성에 달렸다.
물론 오심은 사라지지 않는다. 축구는 본질적으로 인간이 판단하는 스포츠다. VAR이 있어도, 해석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중요한 것은 ‘오심의 존재’가 아니라 ‘오심을 다루는 방식’이다. 이번 개편으로 판정 분석과 설명, 브리핑 체계는 훨씬 투명해졌다. 먼데이 브리핑 신설과 정례 설명회 확대는 팬과의 소통을 제도화하는 시도다.
이번 주말 프로축구가 시작된다. 개막 휘슬이 울릴 때 팬들은 경기력만큼이나 판정의 공정성을 지켜볼 것이다. 당장 완벽해질 수는 없다. 그러나 심판위원회는 상당 부분을 내려놓았고, 구조는 바뀌었다. 팬들 역시 분노의 연장선에서만 보지 말고 변화하고 적응하는 시간을 조금은 허락할 필요가 있다.
휘슬의 권위는 개방과 검증을 통해, 그리고 심판 개인의 축적된 역량으로 회복될 수 있다. 이번 시즌 K리그의 관전 포인트는 어쩌면 그라운드 위의 골뿐만 아니라 휘슬의 무게일지도 모른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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