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출 다 조였다고? 신생아 특례만 예외… 2조원 넘게 늘었다

출산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신생아 특례 대출'이 도입 이후 2년 연속 연간 10조원 안팎 실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부가 정책대출 전반을 조이면서 디딤돌(구입)·버팀목(전세) 대출 등 주택도시기금 수요자 대출 총량이 19조원 넘게 줄어들었지만 신생아 특례 대출 실행액은 오히려 2조원 이상 늘었다.
2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도시기금 수요자 대출 실행액은 총 34조18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디딤돌 대출과 버팀목 대출을 합산한 수치다. 이는 전년의 53조8078억원에 비해 약 36%(19조6199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반면 신생아 특례 대출은 같은 기간 9조4221억원에서 11조4755억원으로 약 22%(2조534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신생아 특례 대출이 전체 정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제도 실행 첫해인 2024년의 경우 신생아 특례 대출이 전체 주택도시기금 수요자 대출 실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5%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전체의 3분의 1 수준(33.6%)까지 비중이 확대됐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는 첫 부동산 정책인 '6·27 부동산대책'을 통해 디딤돌·버팀목 대출 등 서민 대상 정책 대출에도 메스를 들이댔다. 불붙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정책 대출 총량을 기존 공급 계획 대비 25%로 감축하기로 했다. 그 결과 신생아 특례 디딤돌 대출 한도는 기존 5억원에서 4억원으로, 버팀목 대출 한도는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각각 축소됐다.
대출 한도가 줄면서 여타 정책대출 규모는 크게 감소했지만 신생아 특례대출만은 예외였다. 정부 대책 발표 이후인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의 신생아 특례 대출 월별 신청액은 1조4000억~1조8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전 월별 신청액 1조7000억~2조원에 비해 감소하긴 했지만 수요는 꾸준했다. 이는 금리 부담이 높은 시기 정책 대출을 활용해 시중보다 1~2%포인트 낮은 금리로 주택 매수에 나서려는 수요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생아 특례대출이 다른 정책 대출에 비해 대출 문턱이 낮다는 점도 주택 구매를 고려했던 젊은 층 고소득자에게 매력 요인이 됐다. 일반 디딤돌 대출 소득 기준이 연 소득 6000만원(생애 최초 7000만원) 이하인데 비해 신생아 특례 소득 기준은 연 1억3000만원(맞벌이 가구 2억원) 이하로 상대적으로 고소득자에게 유리하다.

신생아 특례 대출은 저출산 해소를 위해 만든 제도지만 해당 상품이 고소득 맞벌이 가구 중심으로 이용되며 출산 장려라는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해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주거지원 사업 종합평가'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 대환 대출(기존에 이용하던 대출을 새로운 상품으로 변경)은 전체 대출자 중 연 소득 8000만원 초과 소득자 비율이 51%에 달한다. 신규 대출 역시 37.2%(지난해 2월 기준)로 고소득 집중도가 높은 편이다.
향후 신생아 특례 대출 제도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정책대출 총량 축소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정 상품 비중이 빠르게 커진 만큼 앞으로 대출 한도나 대상 요건을 조정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미 정부는 신생아 특례 소득 기준 추가 완화 방침을 한 차례 철회한 바 있다. 지난해 국토부는 신생아 특례 소득 기준을 기존 부부 합산 연 소득 2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상향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신생아 특례 등 축소 가능성도 열어뒀다. 정부 관계자는 "(신생아 특례 한도 축소 등은) 향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며 "기금 상황을 봐가면서 (조정)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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