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뚜껑이 기도 막아 사망… 퓰리처상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

이한수 기자 2026. 2. 2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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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찾았다 오늘 별이 된 사람]
1983년 2월 25일 72세
테네시 윌리엄스.

미국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1911~1983)는 1983년 2월 25일 뉴욕 엘리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안약 뚜껑을 입에 물고 약을 넣다가 실수로 삼킨 뚜껑이 기도를 막아 죽음에 이르렀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저명한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즈옹(翁)은 이빨로 병을 열다 플래스틱 병뚜껑이 목에 걸려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그의 사인(死因)을 조사 중인 뉴욕시의 수석검시관 엘리어트 그로스씨(氏)가 26일 말했다. 그로스 검시관은 윌리엄즈옹의 시체를 부검한 결과 약병 뚜껑이 후두부가 열리는 바로 아랫부분의 상기도(上氣道)를 막아 숨을 막히게 한 것 같다고 설명하고 그의 사망은 급사(急死)이며 그 또래의 노인에게서 나타나는 것 같은 이상 증세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1983년 3월 1일 자 4면)

1983년 3월 1일자 4면.

구글 AI 제미나이는 윌리엄스 사인에 대해 “심각한 약물 및 알코올 중독 상태에서는 무언가가 목에 걸렸을 때 이를 뱉어내는 ‘구역 반사(Gag reflex)’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뚜껑을 입에 물었다 하더라도, 약물에 취해 몸이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못해 질식에 이르게 된 약물 과다 복용에 의한 사고사로 보는 것이 현대적인 해석”이라고 답했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대표작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47)는 유진 오닐(1888~1953)의 ‘밤으로의 긴 여로’(1956), 아서 밀러(1915~2005)의 ‘세일즈맨의 죽음’(1949)과 함께 미국 3대 희곡으로 꼽힌다.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무대에 올랐다. 2002년엔 권오일 연극연출 40년 기념으로 대학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막이 올랐다.

1995년 10월 17일자 23면.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만큼 그 제목만으로 엄청난 감정의 폭발력을 지닌 작품은 없을 것이다. 1947년 엘리아 카잔 연출로 말론 브란도가, 1949년 로렌스 올리비에 연출로 비비안 리가 무대에 올랐던 이 작품은 인간의 욕망과 사랑, 욕정과 광기를 적나라하게 다룬 극이다.

블랑쉬(양금석)는 남편이 동성애에 빠져있는 현장을 목격하고, 남편은 수치심에 권총 자살을 한다. 그녀는 공허한 마음을 달래려고 남성 편력에 빠져 재산도 날리고 고등학생 제자에게까지 손을 뻗쳐 교직에서 추방당한다. 결국 오갈 데 없는 그녀는 욕망이라는 기차를 타고 낯선 도시로 와 동생 스텔라(전현아)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동생의 남편인 스탠리(강신구)에 의해 불미스러운 과거가 여지 없이 드러난다. 설상가상으로 스탠리에게 몸까지 짓밟혀 결국 미치게 된다. 그것도 동생이 병원에서 아기를 낳으려고 고통 속에 있을 때 스탠리가 언니를 강간하는 행위는 이 시대의 잔인한 야수성이다.”(2002년 7월 11일자 43면)

1997년 3월 1일자 21면.

테네시 윌리엄스가 발표한 또 다른 대표작 ‘유리 동물원’(1944),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1955)도 한국에서 무대에 올랐다.

“극단 성좌(星座)는 테네시 윌리엄즈 작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를 17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낮 4시 30분, 밤 7시 30분 개막. 권오일 연출, 송관우 미술. 김미숙 이승철 김길호 김을동 허현호 문회원 등 출연.”(1983년 7월 13일 자 7면)

2002년 7월 11일자 43면.

“극단 환 퍼포먼스의 ‘유리동물원’은 한 편의 재즈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황폐한 사막을 연상시키듯 잔잔하게 깔리는 음악에 기대고 있으면 거친 도시의 절규들이 가끔씩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하지만 가정이란 울타리를 벗어나 톰이 아파트를 탈출하는 순간 냉혹한 삶의 무게는 객석을 짓누른다. 10년 만에 무대를 찾은 윤여정, 아들 톰 역을 세 번째 연기하는 송승환, 듬직한 체구와 대사가 또렷한 이찬우, 신예답지 않게 캐릭터를 잘 잡아낸 로라 역의 김호정 등 출연 배우 4명의 앙상블이 잘 어우러진 것이 관극의 재미를 한껏 돋우어주고 있다.”(1993년 3월 1일 자 21면)

테네시 윌리엄스는 두 차례 퓰리처상을 받았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로 1948년, ‘뜨거운 양철 지붕 위의 고양이’로 1955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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