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마다 교실이 PC방 돼" 휴대폰 싹 걷으면 해결될까?

송옥진 2026. 2. 25.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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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애들은 쉬는 시간에도 교실에서 안나가요. 손에 휴대폰 쥐고 좀비처럼 게임하느라요. 쉬는 시간마다 교실이 PC방 되는 거죠."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 A(40)씨는 요즘 교실 풍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다른 중학교에 있을 때 휴대폰을 안 걷다가 걷기로 방침을 바꿨더니 그제야 애들이 할 게 없어 점심시간에 운동장에 나가서 뛰어 놀더라"며 "일과 중에는 휴대폰을 못 쓰게 하는 게 교육적으로나 아이들 정신건강에나 백번 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학생-교사 갈등의 근원, 휴대폰 사용

새 학기를 앞두고 학교마다 학생들의 휴대폰 소지·관리 방안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정부가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3월 1일부터 수업 중 휴대폰을 포함한 스마트기기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는 동시에 수업 시간이 아니더라도 학교장과 교사가 학생의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를 일부 개정해 구체적인 사용 제한 기준과 방법 등은 8월 31일까지 학칙으로 마련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학교장이 재량으로 운영해 왔던 수업 외 시간, 즉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의 휴대폰 사용 여부를 학칙으로 정해야 한다. 학교 방침에 따라 휴대폰 보관 방식도 달라질 예정이다. 등교 이후 하교 전까지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게 되면 담임 교사가 아침 조회 시간에 휴대폰을 싹 걷어서 따로 보관하는 식으로 학생들의 휴대폰 개인 소지가 금지된다. 반면 학교가 수업 중에만 사용을 제한하게 되면 학생들은 휴대폰을 개인 보관하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그래픽=박종범 기자

교사들은 대개 수업 집중도나 학생들의 생활 지도 차원에서 휴대폰을 일괄 수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학생과 교사의 갈등이 대개 휴대폰에서 초래하는 경우가 빈번해서다. A교사는 "고등학교는 안 걷는 곳이 많은데, 안 걷으면 창의적 체험활동 같은 교과 수업이 아닌 시간에는 대놓고 휴대폰을 하고 있을 정도로 통제가 안 된다"며 "불법촬영 등의 심각한 문제도 왕왕 발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서울 양천구에선 한 학생이 수업 중 휴대폰 게임을 하는 것을 지적하는 교사를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자기 조절력이 약한 초등학생도 문제가 적지 않다. 초등학교 교사인 한희창 실천교육교사모임 대변인은 "수업 시간 40분 중 10분 정도는 '휴대폰 집어넣으라'는 소리로 소모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어린 학생들일수록 휴대폰 중독에 취약하고 학교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학칙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생 자율권 지나치게 침해" 지적도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에서도 10개 이상의 주가 학교폭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과몰입 등 여러 문제의 근원으로 휴대폰을 지목하고, 학교에서 휴대폰과 스마트워치 사용을 법으로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학생들의 휴대폰 소지를 더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도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마트폰 없는 학교를 만들자"며 "수업 외 시간 휴대전화 사용도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휴대폰 소지를 허용하는 서울 고교의 한 교사 B(42)씨는 "수업 중 몰폰(몰래 휴대폰 사용)하는 사례도 당연히 더 많고, 벌점 부여 과정에서 실랑이할 때가 많다"며 "수업 시간 외에도 아예 법으로 휴대폰 사용을 금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종범 기자

다만 수업 시간 외 휴대폰 사용 제한이 학생의 자율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학교에 휴대폰 일괄 수거를 못 하도록 건의하겠다'는 게 요즘 전교 회장 후보들의 단골 공약이다. 인권위도 지난 10년간 학생들이 제기한 약 300건의 관련 진정에 대해 대체적으로 교내 휴대폰 사용 전면 금지는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려왔다. 교육부가 수업 중 휴대폰 사용을 허용하는 학교가 사실상 단 한 곳도 없음에도, 관련 법을 개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교육부 관계자는 "휴대폰 소지는 일종의 기본권이라 이를 제한하는 경우 명백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게 필요했다"며 "2월 안으로 각 학교 여건에 맞게 어떻게 수거하고 보관할지 참고할 수 있는 학칙 예시안을 마련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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