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인력 주 52시간 예외' 불씨 지핀 과기자문회의... 논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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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국가 과학기술 정책의 핵심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스타트업 강화를 위해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를 두라'고 정부에 제안해 논란이 예고됐다.
반도체 업계 요구로 쟁점이 됐던 고연봉 연구직 대상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적용 논의가 관련 조항을 뺀 반도체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지난달 일단락됐는데, 약 한 달 만에 과기자문회의가 다시 불씨를 지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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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전 사장 포함 소위원회 주도
의결해놓고는 "지난 정권 의제라 몰라"
난감한 중기부 "기존 제도 활용 바람직"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국가 과학기술 정책의 핵심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스타트업 강화를 위해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를 두라’고 정부에 제안해 논란이 예고됐다. 반도체 업계 요구로 쟁점이 됐던 고연봉 연구직 대상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적용 논의가 관련 조항을 뺀 반도체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지난달 일단락됐는데, 약 한 달 만에 과기자문회의가 다시 불씨를 지핀 셈이다.
24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기자문회의는 3일 제15차 전체회의에서 '과학기술 스타트업 선순환 생태계 구축 방안’을 서면으로 의결했다. 자문안엔 창업 초기 5년 또는 국가 중요기술 분야 기업 내 기술인력을 대상으로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 기준 신설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프로젝트별 특성에 맞춰 주 단위가 아닌 분기·반기 단위 근무 시간을 근로자 동의하에 설계해 업무 몰입권을 보장하고 혁신을 가속하자는 취지다.
이 자문안은 ‘연구·개발(R&D) 인력 주 52시간 예외 적용’을 포함한 반도체특별법 입법이 한창이던 지난해 초 논의되기 시작했다. 당초 2024년 말 임명돼야 했던 신임 자문위원들이 12·3 불법 계엄 때문에 지난해 2월에야 임명됐고, 그해 3월 구성된 ‘과학기술혁신소위원회’ 위원 3명이 안건을 주도했다.
소위 위원 중에는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사장이었던 경계현 삼성전자 고문도 포함됐다. 경 고문이 평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고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1주일에 52시간만 공부, 연습, 연구하라고 시간 제한을 가할 수 있나”라며 근로시간 유연화 입장을 보인 만큼, 일각에선 이번 제안에 그가 큰 역할을 했을 거란 추측이 나온다. 소위에 참여한 다른 위원들은 “한 사람 의견이 아닌 여러 사례를 참고해 도출한 제안”이라고 했다.

과기자문회의의 자문안은 법적 효력은 없지만, 각 부처는 그 내용을 검토하고 정책 반영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 지난달 29일 국회가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뺀 반도체특별법을 통과시켰는데, 한 달도 안 돼 공식 논의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정부 역시 갑작스러운 제안에 고민이 깊어졌다. 스타트업 정책을 담당하는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예전부터 계속되던 업계 요구가 자문안에 반영된 것으로 안다”며 “노동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만큼 고용노동부와 함께 협의 중이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특별연장근로 등) 기존 제도를 활용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자문회의는 사회적으로 민감안 사안을 의결해 논란의 불씨를 지펴놓고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제안한 위원들은 곧 1년 임기가 끝나 교체될 예정이고, 다른 위원들은 "지난 정권의 의제"라며 책임을 미루는 모양새다. 약 5개월의 공백 끝에 임명된 이경수 신임 과기자문회의 부의장 역시 “해당 안건은 지난 위원들의 논의라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답변을 피했다. 다만 당시 소위 위원장이었던 박현욱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실무 부처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만큼 자문위는 경계 없는 제안을 하고자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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