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통신 장비… 美, 6개 산업 관세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한 신규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대형 배터리, 주철 및 철제 부품, 플라스틱 배관, 산업용 화학물질, 전력망 및 통신 장비 등 6개 산업을 대상으로 신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과세 방식도 손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교역국에 부과한 ‘상호 관세’의 상당 부분을 위법으로 판단한 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발표한 15% 보편 관세와는 별개의 조치로, 이 같은 신규 관세는 1962년 제정된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부과될 전망이다. 해당 조항은 특정 품목의 수입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은 관세 부과 등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다만 이에 근거해 관세 부과를 하기 위해서는 상무부가 최장 270일간 품목별로 국가안보 위협 여부 등을 조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조사 개시와 실제 관세 시행 시점은 아직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일단 관세가 시행되면 세율과 적용 범위 등 세부 사항은 대통령이 재량으로 조정할 수 있어, 행정부의 정책 유연성은 상당한 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이 단독으로 관세율을 조정할 수 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부대변인은 앞서 성명을 통해 “미국의 국가 및 경제 안보를 보호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라며 “행정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합법적 권한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32조가 제동 걸린 상호 관세를 대체할 수단이 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해당 조항은 대통령의 권한을 폭넓게 보장하고 있는데다, 최근 연방대법원 판결의 대상도 아니었다. 이미 트럼프는 집권 1기에 232조를 이용해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매긴 바 있고, 2기 들어서도 반도체, 의약품, 드론, 산업용 로봇 등 9개 산업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었다. 다만 기존의 상호 관세를 대체하기에는 적용 범위가 제한돼있어 이를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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