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이슈 늘자… 노무사로 눈돌리는 직장인들

김아사 기자 2026. 2. 25.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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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자격시험 응시 역대 최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공인노무사 학원가. /이호준 기자

한 중견 기업의 신입 직원인 김모(27)씨는 지난해 말부터 공인노무사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평일엔 아침과 퇴근 후 시간을 이용하고 주말에 공부량을 늘리는 식으로 1차 시험을 대비 중이다. 김씨는 “대기업 이직을 고려했지만, 노무사 준비로 진로를 틀었다”며 “노동 분야 뉴스가 많아지는 만큼 노무사 자격증을 따면 여러모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노란봉투법, 근로자 추정제 등 노동 관련 입법이 이어지고, 기업들이 노무 분야 관리를 대폭 강화하면서 노무사 자격증이 각광 받고 있다. 대학생뿐 아니라 직장인들도 평생 직업을 마련하겠다며 자격증 따기에 도전한다. 노무사는 임금·해고·노사 분쟁 관련 자문을 제공하고, 노동위원회 사건 등을 대리하는 직종이다.

1년에 한 번 치러지는 노무사 시험 응시자는 매년 역대 최다를 갱신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공인노무사 자격시험 지원자는 1만2410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2021년 7654명에서 4년 만에 62% 증가한 것이다. 학원가는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올 5월 진행되는 1차 시험에는 작년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양진경

노무사 시험은 원래 대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시험은 아니었다. 노동법이 워낙 복잡하고 암기 분량도 많아 시험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회계사, 세무사 등과 비교하면 시장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이후 주 52시간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노동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고 중대재해처벌법 도입과 통상임금 판례 변경, 최근엔 노란봉투법 입법까지 이어지며 노무사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실제 대기업들의 노무사 수요도 커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경력 3년 이상 노무사 채용 공고를 냈고, 포스코 역시 경력 노무사 채용을 공고했다. 롯데건설, SK오션플랜트도 최근까지 사내 노무사를 모집했다.

개업을 하는 노무사도 빠르게 늘고 있다. 노무사 업계는 2018년 1000개가량이던 노무사 사무소가 지난해 2000개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재현 서화 인사노무컨설팅 부대표는 “최근 노무 분야 일감 증가로 노무 법인들의 채용이 늘고 몸집을 불리는 곳도 많다”고 했다.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 중에 노동법 전문가가 비교적 적다는 점도 노무사의 몸값을 높이는 요인이다. 노동 분야 업무가 로펌 수입에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이 분야를 다룰 변호사 수는 이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실제 변호사 시험에서 노동법은 7개 선택 과목 중 하나인데 이를 선택하는 응시생은 5% 미만이다. 쓰임은 많은데 어렵고 복잡해 전문가가 적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올해 정부가 근로감독관을 2000명 늘리고, 다음 달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노무사 시장이 또 한번 요동칠 것으로 전망한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하청업체들의 교섭 요구가 늘어나고 법적 분쟁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동 분쟁은 소송으로 가기 전 노동위원회를 거치게 되는데, 노동위 판정대로 사건이 종결되는 게 90% 이상이다. 노동위 단계에선 변호사보다 노무사를 선임한다. 노동위 역할이 커질수록 노무사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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