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中견제 요구 딱 맞춰준 日, 태평양 섬나라 국방 다 불렀다

도쿄/류정 특파원 2026. 2. 25.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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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로주의 발맞추며 핵심 파트너로
고이즈미가 불러모은 아세안.태평양 섬나라 국방장관들 / 일본 국방부 X

“태평양을 ‘평화의 바다’로 지켜야 한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23일 태평양 섬나라 14국 국방장관을 초청해 ‘일·태평양 도서국 국방장관 회의(JPIDD)’를 열고 이 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고이즈미는 “태평양 도서국과 일본을 잇는 관문인 요코스카에서 나고 자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이곳은 흩어진 섬이 아니라 연결된 하나의 대륙”이라며 “푸른 태평양 대륙을 수호하기 위해 결속과 연대를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일본이 태평양 지역에서 안보·경제 영향력을 넓혀 가는 중국을 견제하는 최선두에 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6년 제안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구상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계승·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일본이 ‘태평양 리더십’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전략(NSS)을 통해 “서반구는 우리가 지킬 테니, 각 지역 안보는 스스로 책임지라”며 천명한 ‘돈로주의(도널드+먼로주의)’와 정확히 일치한다. 미국이 ‘대서양 동맹’으로 대표되는 전통의 우방과 파열음을 내는 사이, 일본은 돈로주의에 적극 부응하면서 미국의 핵심 파트너가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섬나라에 무인기·방위장비 무상 제공

일본이 태평양 섬나라들과 안보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2021년 출범시킨 JPIDD 회의는 올해 세 번째로, 22일부터 역대 최다인 28국이 참가했다. 피지·통가·파푸아뉴기니 등 14국 외에 미국·호주·영국 등이 파트너국으로, 필리핀 등 아세안(ASEAN) 7국이 올해 처음 옵서버(참관국)로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형식적인 외교 행사가 아니었다. 일본은 ‘태평양의 안보 리더’를 자임하면서 ‘차세대 리더십 안보 프로그램’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태평양 도서국 국방·안보 실무자들을 일본 국방대학에 연수시키면서 인적 교류를 늘리고 신뢰 관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또 사이버 공격과 허위 정보 등 국경을 넘는 범죄에 통합 위기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일본 해상자위대는 12개 도서국을 방문해 11국과 현장 점검을 포함한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한편으론 공적안전보장지원(OSA)을 통해 섬나라들에 무인기와 방위 장비를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 중인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다. 중국은 태평양 도서국을 ‘일대일로’ 전략상 해상 실크로드의 일부로 보고, 항만·도로 등 인프라 투자를 위해 거액의 차관을 공급해 왔다.

특히 중국은 솔로몬 제도에 각종 개발 원조를 지속하면서 2022년엔 ‘안보 협정’까지 맺었다. 중국 선박이 치안 목적으로 솔로몬 제도에 기항·보급·정박할 수 있고, 중국인 보호 명분으로 중국 군·경을 파견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 경우 중국이 미국과 호주 사이 이동을 어렵게 만들고, 제2도련선을 넘어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편,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날 대만 유사시에 대비해 대만과 가까운 오키나와현 섬 요나구니지마에 2031년까지 육상자위대 방공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을 밝히는 등 대중 견제 조치를 이어갔다.

워싱턴의 日벚나무 일본이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아 보내기로 한 벚나무 250그루 중 일부가 최근 워싱턴 DC 도심 내셔널 몰에 도착한 모습./미국 국립공원 관리청

◇美, 일본에 흡족… “특별한 동맹”

일본의 이 같은 움직임에 미국도 흡족한 모습이다. 미 국무부는 나루히토 일본 천황의 생일을 하루 앞둔 지난 22일 축하 성명을 내면서 일본을 ‘특별한 동맹’으로 추켜세웠다. 작년의 두 배 분량인 이 성명에서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미일 관계의 새로운 황금기를 열었다. 미국과 일본은 자유에 대한 헌신에 뿌리를 둔 특별한 동맹을 공유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보장하는 데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은 최근 100여 년 만에 ‘벚꽃 외교’도 재가동하고 있다. 올해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아 보내기로 한 벚나무 250그루 중 일부가 최근 워싱턴 DC 도심 내셔널 몰에 도착했다. 내셔널 몰은 페이스북에 벚나무 묘목 사진을 올리고 “1912년 일본이 처음 벚나무를 선물한 이후 이어져 온 놀라운 문화 교류를 상징한다”고 했다.

1912년 당시 오자키 유키오 도쿄 시장이 워싱턴 DC에 벚나무 묘목 3020그루를 기증하면서 벚나무는 워싱턴 DC의 봄 풍경을 상징하게 됐다. 2024년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아 250그루를 추가로 보내겠다고 약속했고, 다카이치 총리도 작년 10월 재차 약속했다. 일본이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까지 한참 남은 현 시점에 이 나무를 보내는 것은 다음 달 다카이치의 방미를 앞두고 트럼프의 호감을 사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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