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 혁신 무너뜨릴 것”

안별 기자 2026. 2. 25.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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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정책 심포지엄서 거센 반발

24일 디지털금융법포럼이 주최하고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주관한 ‘디지털 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에 대한 정책 심포지엄’. 한 참석자가 “(가상 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제가 도입되면, 이런 나라에서 누가 새로운 사업을 하려고 하겠습니까? 한국 말고 외국으로 나가지 않겠습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가상 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규제 도입안을 반대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제정 목표인 ‘가상 자산 2단계 법(디지털자산기본법)′에 가상 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이날 심포지엄에 참여한 업계 전문가들은 “혁신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규제” “창업 사다리를 걷어차는 황당 규제”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 “공공 인프라로 규제 필요”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가상 자산 2단계 법’을 이르면 이달 말 발의할 계획이다. 가상 자산 거래소가 준(準) 금융기관이자 공공 인프라로 기능하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 제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상 자산 2단계 법은 작년부터 시행 중인 이용자 보호 중심의 ‘가상 자산 1단계 법’ 범위를 확장해 가상 자산의 발행과 유통, 지배 구조 등 운영 전반에 대한 규제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가상 자산 거래소는 약 1100만명이 이용하고 수조 원대의 국민 자산이 오가는 공적 금융 인프라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특정 개인(소유주)이 거래소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경우, 거래소 운영과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주식을 분산시킨 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5대 거래소 최대 주주 지분 줄여야

금융 당국은 대주주 지분율을 주식 시장의 대체 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NXT는 특수 관계인을 포함해 의결권 주식의 15%를 초과 소유할 수 없다. 금융위 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15%를 초과해서 보유할 수 있다. 금융 당국은 가상 자산 거래소도 ATS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거래소 최대 주주 현황을 보면, 업비트(두나무)는 송치형 의장이 약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빗썸은 빗썸홀딩스가 73.5%, 코인원은 차명훈 대표가 53.4%, 코빗은 미래에셋컨설팅이 92%(대주주 변경 승인 대기 중), 고팍스는 해외 거래소 바이낸스가 67.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정부의 지분 제한 규제가 도입되면 가상 자산 거래소 대주주들 모두 수천억 원어치 이상의 지분을 강제로 팔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영권이 흔들리거나 해외 자본에 헐값에 팔릴 우려가 있다. 업비트(두나무)의 가치는 15조원 수준인데, 만약 지분 규제가 20% 수준으로 통과되면 송치형 의장은 나머지 지분 5%(7500억원)를 팔아야 한다.

◇전문가들 “해외에도 유례없는 규제”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분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윤경 인천대 교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같은 규제는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필요할 수 있겠지만, 지분 제한 규제는 해외 사례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산업적 특성을 인정하지 않고 규제 도입에만 집중하는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정거래법을 통한 규제 전례는 있어도, 대주주에게 지분 매각을 강제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정혜련 경찰대 교수 역시 “국내와 해외의 구조적 차이에 대한 충분한 분석 없이 일률적으로 규제를 강화한다면, 예상하지 못한 반작용과 부정적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유정희 벤처기업협회 본부장은 “금융 당국이 제시한 인프라 개념의 잣대를 모든 산업에 들이댄다면, 벤처 생태계 자체가 성장 동력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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