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곳에만 소리가 닿도록”

김현지 기자 2026. 2. 2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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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은 소리를 다루기 까다로운 공간이다.

폐쇄된 구조 때문에 음파가 사방으로 반사되고 엔진 소음과 타이어 마찰음, 터널 벽면을 타고 울리는 반향음이 뒤섞인다.

폐쇄적이고 긴 터널 환경에서, 고속으로 이동 중인 운전자에게도 방송 음성을 선명하게 전달할 방법은 없을까.

국내 고속도로 터널과 횡단보도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 '딕센(Dixxen)' 시리즈는 이 같은 고민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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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디솔루션 스피커 ‘딕센’ 시리즈
방향을 정밀하게 제어해 음향 전달
난청-고령층 청력 보조용 ‘하룬제’
獨 IFA ‘베스트 오디오 혁신상’ 받아
제영호 제이디솔루션 대표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한 청력 보조 스피커 ‘하룬제’를 선보이고 있다. 제이디솔루션 제공
터널은 소리를 다루기 까다로운 공간이다. 폐쇄된 구조 때문에 음파가 사방으로 반사되고 엔진 소음과 타이어 마찰음, 터널 벽면을 타고 울리는 반향음이 뒤섞인다. 사고 위험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오더라도 운전자의 귀에 닿을 즈음에는 뭉개진 소음 덩어리로 변해 있기 일쑤다.

제이디솔루션의 고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했다. 폐쇄적이고 긴 터널 환경에서, 고속으로 이동 중인 운전자에게도 방송 음성을 선명하게 전달할 방법은 없을까. 국내 고속도로 터널과 횡단보도 곳곳에 설치된 스피커 ‘딕센(Dixxen)’ 시리즈는 이 같은 고민의 산물이다.

제영호 제이디솔루션 대표는 “주파수를 조절하거나 음향의 방향을 정밀하게 제어해 원하는 곳에만 소리를 전달하는 ‘고출력 지향성 음향’ 기술이 제이디솔루션의 핵심”이라며 “소리가 닿아야 할 사람에게 정확하고 명료하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지난 16년간 회사가 매달려 온 문제의식”이라고 말했다.

‘스포트라이트’ 빛이 무대 위 특정 배우만을 정확하게 비추듯 소리도 도달해야 할 지점에만 명확히 닿게 하는 ‘스포트사운드’가 가능하다는 것이 제 대표의 설명이다. 소음이 가득한 도로에서 횡단보도 안내 메시지를 명료하게 전달하거나 대형 화면 앞을 지나는 시민에게만 광고 음성을 들려주거나 조용한 미술관에서 관람객에게만 작품 해설을 제공하는 것 모두 같은 기술로 구현된다. 일본 편의점 패밀리마트는 이 회사의 스피커를 활용해 특정 상품 앞에 선 소비자에게만 상품 설명을 전하거나 상품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감지될 경우 해당 인물에게만 경고 음성이 들리도록 운영하고 있다.

제이디솔루션이 최근 가장 공을 들이는 제품은 청력 보조 스피커 ‘하룬제’다. 난청인과 고령층을 위해 개발된 이 제품에는 언어학자·음향공학 연구자·이비인후과 전문의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공동 개발한 청력 보조 알고리즘이 탑재돼 있다.

제 대표는 “하룬제 알고리즘의 핵심은 자음을 강화하고 모음은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음량을 무작정 높이지 않아도 소리를 또렷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청력 보조 강도를 약·중·강 세 단계로 조절하며 사용자의 청력 상태에 맞는 최적의 사운드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룬제는 독일 IFA에서 베스트 오디오 혁신상을 수상했다.

제 대표는 하룬제를 앞세워 올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교육·안전·미디어 분야에 첨단 음향 기술을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일본에서 쌓은 성과를 발판 삼아 미국과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신제품 ‘클라리엘 사운드바’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자동차·가전 등 신규 성장 분야로도 기술 공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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