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의 화끈한 '발'연기…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봤어영]

윤기백 2026. 2.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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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드라마에 플라멩코를 더했다.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는 이 이질적인 만남을 통해 의외의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가 24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승진 누락과 딸과의 갈등으로 균열이 생긴 인물이 플라멩코를 통해 자신을 마주하는 과정을 염혜란은 밀도 있게 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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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드라마에 플라멩고 접목
과감한 조합으로 성장·해방 메시지
염혜란표 '믿고 보는 연기' 엄지척
최성은·아린 현실감 넘치는 열연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오피스 드라마에 플라멩코를 더했다.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는 이 이질적인 만남을 통해 의외의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차갑게 정돈된 공무원 사회와 뜨겁게 발을 구르는 스페인 춤의 충돌. 그 간극에서 영화는 성장과 해방의 메시지를 길어 올린다.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의 한 장면.(사진=디스테이션)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가 24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 작품의 중심에는 단연 염혜란이 있다. 24시간 완벽하게 살아온 구청과장 국희로 분한 그는 사실상 원톱 주연으로 극을 이끈다. 승진 누락과 딸과의 갈등으로 균열이 생긴 인물이 플라멩코를 통해 자신을 마주하는 과정을 염혜란은 밀도 있게 쌓아간다. 웃길 땐 제대로 웃기고, 무너질 땐 처절하게 무너진다. 관객은 어느새 국희와 함께 웃고, 울고, 또 신나게 발을 구르게 된다. ‘이래서 염혜란’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순간들이다.

기본 틀은 직장 이야기다. 승진, 평가, 조직 내 권력 구도 등 직장인의 일상이 촘촘히 담긴다. 하지만 영화는 그 안에 가족과 동료 그리고 ‘나 자신’을 자연스럽게 투영한다. 국희의 불안은 곧 우리의 불안이고, 그의 집착은 우리 사회의 초상이다. 결국 이 이야기는 특정 직군의 이야기를 넘어,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그래서 더 보편적이고, 더 깊이 와 닿는다.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의 한 장면.(사진=디스테이션)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플라멩코다. 춤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답게 무대 장면들은 단연 압권이다. 처음 접하는 춤인데도 어깨가 들썩이고, 스텝이 절로 맞춰질 만큼 몰입감이 뛰어나다. 발을 구르는 소리, 손뼉의 리듬, 붉은 치맛자락이 휘날리는 순간마다 스크린의 온도가 달라진다.

특히 3개월간 맹연습을 거쳤다는 염혜란의 플라멩코는 놀라울 정도다. 단순히 동작을 소화하는 수준을 넘어, 억눌린 감정이 폭발하는 지점을 몸으로 설득해낸다. 춤이 곧 서사가 되는 순간이다. 플라멩코가 국희의 해방구라면, 염혜란은 그 해방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증명한다.

염혜란과 페어를 이루는 최성은 역시 존재감이 뚜렷하다. Z세대 공무원 연경 역을 맡아 직장인의 희로애락을 다채롭게 표현한다. 선배를 롤모델로 삼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청춘의 얼굴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세대 간의 대비와 연대를 동시에 만들어낸다.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의 한 장면.(사진=디스테이션)
딸 해리 역의 아린도 인상적이다. 출연 분량은 많지 않지만, 등장하는 장면마다 감정의 밀도를 끌어올린다. 특히 염혜란과의 부녀 호흡은 영화의 또 다른 축이다. 두 인물의 서사를 확장해 후속편이 나와도 될 만큼 캐릭터의 임팩트가 선명하다.

우미화, 박호산, 백현진, 권태원, 이규회 등 맛깔스러운 조연 군단도 극에 생기를 더한다. 실제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인물처럼 살아 숨 쉬는 연기로 현실감을 높이고,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긴장감을 보탠다. 이들의 앙상블이 있었기에 영화는 단순한 ‘염혜란의 원맨쇼’에 머물지 않는다.

영화 '매드 댄스 오피스'의 한 장면.(사진=디스테이션)
신인 감독 조현진의 연출도 눈여겨볼 만하다. 오피스의 무채색과 플라멩코 학원의 강렬한 레드를 대비시키는 등 시각적 장치가 명확하다. 염혜란을 중심으로 다양한 배우들의 시너지를 끌어내는 패기와 추진력도 돋보인다. 첫 장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인상적이다. 다음 작품이 자연스레 기대되는 이유다.

‘매드 댄스 오피스’는 결국 이렇게 말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박자를 조금 놓쳐도 괜찮다고. 정해진 스텝이 아니라, 나만의 리듬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오피스와 플라멩코라는 낯선 조합은 그렇게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완성된다. 3월 4일 개봉. 조현진 감독 연출. 러닝타임 106분.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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