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윤의어느날] 유상 옵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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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가족이 분양받은 아파트의 견본주택에 갈 일이 생겼다.
"요즘은 어지간한 건 전부 다 유상 옵션이야." 언니에게 그런 말을 미리 들어서인지 입구에서부터 벽에 붙은 자그마한 안내판들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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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꾸며야겠다, 저 가구가 마음에 든다 하는 건 없어?” 조카가 싱긋 웃었다. “저는 지금 제 방이 좋아요. 이사 와도 똑같이 해놓을 거예요.” 조카는 아마도 자신의 방일 곳으로 가더니 손으로 이리저리 각도를 쟀다. “여기가 침대, 여기까지가 장식장, 여기 피아노랑.” 조카가 골똘해진 건 자신이 가장 아끼는 굿즈 장식장을 어느 곳에 배치하는가에 대해 생각할 때뿐이었다. 내게 소중한 것들을 내 취향대로 모아놓은 나의 것. 조카는 적어도 그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듯했다.
저녁이 다 되어 내 집으로 돌아오니 오래 외로웠을 개가 눈곱을 매단 채 달려왔다. 카펫 위에 장난감이 서너 개 나동그라져 있었는데, 그것만 봐도 개가 어떤 시간을 보냈을지 알 수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존재가 늘어지게 낮잠을 자다 바닥에 턱을 괴고 나를 기다렸을, 장난감을 이리저리 내던지며 잠깐 심통도 부렸을 아주 작은 공간. 모두가 바라는 유상 옵션의 세계보다 이쪽이 내겐 조금 더 다정한 현실이었다.
안보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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