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 영화 감독과 '초유의 공조'… 모텔 보이스피싱범 검거한 경찰 ('스모킹 건')

양원모 2026. 2. 2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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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공조 수사였다.

24일 밤 KBS 2TV '스모킹 건'에서는 2000년 경기 고양시에서 벌어진 이른바 '모텔판 보이스피싱' 사건의 전말을 다뤘다.

그러나 당시 모텔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고, 범인은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하고 있었다.

두 형사는 제안을 받아들여 캐릭터 설정부터 소품까지 갖춘 함정 수사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범인은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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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양원모 기자] 완벽한 공조 수사였다.

24일 밤 KBS 2TV '스모킹 건'에서는 2000년 경기 고양시에서 벌어진 이른바 '모텔판 보이스피싱' 사건의 전말을 다뤘다.

2000년 6월. 불륜 상대와 모텔을 찾은 한 학원 강사에게 의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돈을 보내지 않으면 불륜 사실을 모두 폭로하겠다"는 협박이었다. 이상한 건 전화가 휴대전화가 아닌 직장 유선전화로 왔다는 점. 다시 말해, 범인은 이미 피해자 신상을 꿰고 있었다.

고양경찰서가 수사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피해 규모가 드러났다. 같은 모텔을 다녀간 뒤 협박 전화를 받은 사람만 50여 명, 피해 금액은 4000만원에 달했다. 피해자 가운데는 불륜 커플뿐 아니라, 사정이 있어 모텔을 이용한 정식 부부도 있었다. 사건을 맡은 길상석 형사(현 파주경찰서 강력 5팀장)와 이른바 '빠루 형사'는 조직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당시 모텔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고, 범인은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하고 있었다. 용의자를 특정할 실마리가 없었다.

공전을 거듭하는 수사의 돌파구를 연 건 뜻밖의 인물이었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성인 영화감독이 "내가 직접 범인을 유인하겠다"고 나선 것. 두 형사는 제안을 받아들여 캐릭터 설정부터 소품까지 갖춘 함정 수사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범인은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이지혜는 "범인이 안 걸려들고는 못 배길 시나리오"라며 감탄했다. 안현모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수사였다"며 "기발한 작전으로 전혀 예상 못 한 범인을 잡아냈다"고 놀라워했다.

이날 방송에는 당시 수사에 참여한 길상석 형사가 출연, 검거 과정을 생생히 증언했다. 길 형사는 "(범인이) 혼자 계획하고, 대범하게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며 "(피해자들) 전화번호는 보험 회사 직원을 속여 빼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유성호 교수는 "당시 제도적 허점을 이용한 것"이라며 "지금은 개인정보법이 강화돼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범인은 갈취한 돈을 모두 유흥비로 탕진했으며, 법원에서 공갈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고 한다.

'스모킹 건'은 진화하는 범죄 현장의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수사관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화요일 밤 9시 4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KBS 2TV '스모킹 건'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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