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은퇴’의 문을 닫고 ‘도전’의 창을 열다!
[KBS 창원] 긴 세월, 우리에게 ‘일’은 무엇이었을까요.
누군가에게는 치열한 생존의 현장이었고,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지탱하는 버팀목이었을 그 시간들.
평생을 바친 일터에서 물러난 뒤에야 우리는 비로소 ‘일’의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되는데요.
저마다의 뜨거웠던 시간을 지나, 인생의 두 번째 무대에 선 이들이 있습니다.
은퇴라는 ‘마침표’를 ‘쉼표’로 바꾸고 다시 활기찬 제2의 인생을 열어가는 거제의 어르신들을 만나봅니다.
거제시청 로비에 자리한 '카페더블루'의 커피에는 인생의 관록이 빚어낸 정성이 한 스푼 더 담겨 있습니다.
바리스타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얻은 어르신들이 서툰 입문기를 지나 이제는 당당한 전문가로서 기분 좋은 하루를 선물해 주고 있는데요.
단순한 음료 한 잔이 아닌 어르신들의 자부심도 함께 내어드리고 있습니다.
원래 이곳은 거제시가 직접 운영해 오던 공간인데요.
올해부터 노인일자리 사업장으로 전환되면서 어르신들의 자립을 위한 일터로 변신했습니다.
노인일자리가 단순한 소일거리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거제시도 팔을 걷어붙인 건데요.
[강승필/거제시 노인장애인과 과장 : "일할 의지와 역량을 가진 어르신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무엇보다 노인의 사회활동 참여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올해부터 노인일자리 사업장으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윤미영 씨는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지난해에는 고소한 빵 굽는 냄새와 함께 했고, 올해는 커피 향 가득한 카페에서 새로운 일상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장소와 재료만 바뀌었을 뿐, 최고의 맛을 선물하겠다는 마음만큼은 변함이 없습니다.
[윤미영/카페더블루 노인일자리 근무자 : "일단 일자리 참여하는 노인들이 좋고 (그래서) 주변에 많이 알려주기도 하고 여러 사람 만나는 것도 좋고 노인일자리 참여자들끼리 이야기도 공유하고 하니까 더 좋은 점인 것 같아요."]
박정남 씨는 올해 처음으로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는데요.
다시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는 자부심, 그것이 큰 힘이 된다고 합니다.
[박정남/카페더블루 노인일자리 근무자 : "저는 올해 처음으로 노인일자리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지도하는 선생님도 잘 설명해 주시고 같이 일하게 된 동료들이 호흡이 잘 맞아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고 그래서 참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송자경/거제시청 직원 : "커피 맛도 당연히 너무 좋고요. 무엇보다 그 웃는 미소와 그 친절함이 그 맛을 더 풍성하게 해주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할 뿐입니다."]
노인 일자리를 확대하려는 따뜻한 변화는 거제 지역 곳곳에 닿아있는데요.
소한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이곳은 어르신들이 직접 참기름과 들기름 등을 제조하는 또 다른 노인일자리 사업장입니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기름을 짜내는 손길에는 세월이 가르쳐준 ‘정직’이라는 가치가 고스란히 녹아있는데요.
한 방울 한 방울, 정성스레 담아낸 이 황금빛 결실은 이제 이웃들의 식탁 위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김경수/마음애담다 노인일자리 근무자 : "여기서 만드는 기름은 우리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정성을 다해서 깨끗하게 씻었습니다."]
어르신들은 지금이 인생의 마무리가 아닌 가장 빛나는 전성기임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어르신들의 일터는 단순히 소득을 얻는 의미를 넘어, 지역의 먹거리와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성공적으로 안착하기까지는 숨은 조력자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문성원/스님/함께하는우리마음 대표이사 : "어르신들이 시니어클럽의 업무를 하시면서 우울감도 없어지고 내가 뭔가 이 거제시에서 중요한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신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그럴 때 운영 법인의 일원으로서 굉장히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이다진/거제시니어클럽 팀장 : "앞으로도 저희 어르신들께서 지역사회의 당당한 주체로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 운영 지원의 모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찾은 일터에서 매일 아침, 살아있음을 느낀다는 어르신들.
하지만 우리 사회엔 여전히 노인일자리가 부족하다고 하는데요.
[이경숙/카페더블루 노인일자리 근무자 : "60세 이상은 너무 젊습니다. 그러니까 많은 일자리를 정부에서 주시면 저희 친구들이나 저희 주위 많은 분들이 열심히 많이 참여할 것 같습니다."]
일이 있어, 내일이 기다려진다고 말하는 어르신들.
인생의 황혼은 해가 지는 시간이 아니라, 세상을 가장 따뜻한 빛으로 물들이는 황금빛 시간임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세월이라는 이름 아래 잠시 접어두었던 그들의 꿈이 다시금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자! 하자!"]
구성:신미연/촬영·편집:김동민/내레이션:신유진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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