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발로 희망 걷기, 로봇 보행훈련 도움됐으면”
- 부산사랑의열매 지원에 사업 실현
- 부산장애인종합복지관 12명 재활
- 로봇 도입 맞춤치료로 효과 극대화
지난 10일 부산 연제구 부산장애인종합복지관 2층 재활치료실. 허리와 허벅지 종아리, 그리고 발등까지 밴드로 고정한 로봇 장치에 의지한 김유리(13) 양이 천천히 발을 뗀다. 로봇에 몸을 맡긴 보행훈련이 이날로 두 번째지만 아직 낯설고 어색한지 유리 양은 얼굴을 찌푸렸다. 밴드를 고정할 땐 몸을 비틀거나 치료실 모퉁이에서 지켜보던 엄마를 향해 고개를 내젓기도 했다. 치료실을 두 바퀴 돌 때까지 “하기 싫어”를 외치던 유리 양을 다독이는 엄마의 목소리가 몇 차례 반복됐다. 작업치료사와 물리치료사, 복지관 관계자까지 나서 “잘한다, 멋있다, 이쁘다”며 응원하고 박수를 치자 그때서야 유리 양은 재활에 집중했다. 이내 “할 수 있다”를 외치기도 했다.

유리 양이 익숙하지 않은 로봇 보행훈련에 적응하기까지 가장 가까이서 치료를 돕는 이는 이재서 작업치료사다. 어른 키만 한 높이, 25㎏의 무게, 차갑고 딱딱하기까지 한 로봇에 발바닥 무릎 엉덩이 허리까지 오롯이 맡겨야 하는 상황이 낯선 유리. 이날 보행훈련도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이 작업치료사는 유리 양이 로봇에 대한 거부감을 이겨낼 수 있도록 10여 분간 달래고 응원하고 칭찬하기를 반복했다. 동료 물리치료사와 함께 유리 양의 근육과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야하는 것도 이 작업치료사의 몫이다.
“아이들에 따라 로봇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로봇 도입 초기이다 보니 낯설어 하는 아이들도 있고 기존 시설에서 기계장치에 익숙한 친구들은 생각보다 빨리 로봇에 적응합니다. 로봇이랑 친해질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서두르지 않을 생각입니다. 유리도 잘 해낼 겁니다.”
24주 만에 세상에 태어난 유리 양은 그 후유증으로 왼쪽 편마비를 동반한 뇌성마비를 앓는다. 두 손을 잡아주면 걸을 수 있지만 왼쪽 다리는 몸을 가누기 힘들만큼 떨리고 균형을 잡지 못해 기우뚱하는 일이 잦다. 짧은 거리를 오갈 때도 누군가의 팔에 기대야 했다. 이 작업치료사는 그런 유리 양을 한번에 40분씩 일주일에 두 번 치료한다. 현재는 치료의 효율성을 고려해 한 번에 두 차례 분량을 소화하고 있다.
“키와 몸무게, 질환 정도 등에 따라 로봇 세팅이 달라집니다. 관절가동범위, 근육과 관절의 경직 정도에 따라 기기를 조정해야 해요. 로봇 부위별 길이도 매번 바꿔야 하고 보폭이나 속도도 신경 써야 합니다. 치료 아동들이 최대한 편안한 조건에서 재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도울 생각입니다.”
복지관에 배치된 재활 로봇 ‘밤비니 틴즈’는 혼자 걷는데 어려움을 겪는 장애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질환의 정도에 따라 수동형 보행과 능동형 보행이 가능하다. 보폭과 속도도 조절이 가능하다. 치료사 눈높이에 설치된 모니터는 보행 관련 다양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저장된다. 재활 치료를 받는 아이들의 근육과 신경은 자극받고 이는 고스란히 데이터로 기록된다.
“아동들마다 이용자 항목을 만들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앉고 서기, 서서 제자리걸음, 큰 걸음 작은 걸음 등 상황별 데이터가 쌓이고 이는 앞으로의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로봇 도입 이전과 비교 분석하면 아동별 맞춤 치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사업은 지난해 연말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부산사랑의열매)가 부산지역 6개 복지관을 선정해 5억5800여만 원을 지원하면서 시작됐다. 지역 복지 현장에 로봇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사례다. 부산장애인종합복지관은 지난해 사업에 선정되자마자 물리치료사 4명과 작업치료사 3명을 로봇훈련 교육과 대한로봇물리치료학회 특별강좌에 파견해 사전 준비를 마쳤다. 이승희 부산장애인복지관 관장은 “로봇 기술을 활용하면서 재활 프로그램이 기존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치료 당사자인 아동과 청소년의 건강이 좋아지고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도록 힘을 합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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