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휘의 세계는 지금] ‘레임덕 위기’ 직면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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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의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관 9명 중 6명이 IEEPA가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명시적 부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보수 성향 대법관이 행정부의 권한을 광범위하게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연이어 내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역점을 기울이는 이민·관세·외교 정책이 좌초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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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상호관세 조치 관련 ‘위법 판결’ 내려
공화당서 이민·대외정책 공개적 반발 증가
한국도 기존 합의 재조정 신중히 검토해야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의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관 9명 중 6명이 IEEPA가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을 명시적 부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헌법상 관세 부과와 세금 징수의 권한은 의회에 있어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명분으로 이를 독단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합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 대법관이 진보 성향 대법관과 함께 행정부 패소 결정을 내림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레임덕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정치적 측면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은 삼권분립의 회복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1월 취임한 이후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통령 중심의 강력한 행정 통제를 정당화하는 ‘단일 행정부 이론’이 주목받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2기 첫해에만 역대 최대인 225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를 통해 정부 조직의 구조조정과 예산 삭감을 시도했다. 의회에서는 8년 만에 상·하원을 모두 공화당이 차지해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7월 역사상 최대의 감세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어렵지 않게 통과시킬 수 있었다.
대법원에서도 6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이 3명의 진보 성향 대법관을 압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 이후 대법원은 서명도 없고 다수 의견도 공개되지 않는 25건의 긴급 심리에서 20건을 행정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런 배경에서 보면 IEEPA 판결은 대법원이 더 이상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간주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닐 고서치 대법관과 보수 성향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진보 성향의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과 함께 위법 판결을 주도했다. 보수 성향 대법관이 행정부의 권한을 광범위하게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연이어 내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역점을 기울이는 이민·관세·외교 정책이 좌초될 수 있다.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및 대외 정책에 대한 공개적인 반발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9일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 군사작전을 제한하는 전쟁권한결의안이 공화당 상원의원 5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이달 11일에는 국가비상사태를 근거로 발동한 캐나다에 대한 관세 조치를 무효화하는 공동 결의안이 6명의 공화당 하원의원이 찬성해 통과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무역법 제122조에 따른 15%의 관세를 150일 시한이 종료된 이후 의회가 연장에 동의해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외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과 법적 근거가 급속히 와해되면서 이미 합의된 관세 협상을 수정하려는 시도가 등장했다. 이미 합의한 관세 협상을 준수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하고 있지만 인도는 협상 일정을 일방적으로 연기했으며 유럽의회에서는 대미 무역협정의 비준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우리도 미국의 상황 변화에 따라 기존 합의의 재조정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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