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왜 이렇게 많이?”…대통령도 궁금한 산불 원인은?

본격적인 산불철도 아닌데, 벌써 두 차례나 대형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주말(21일)에 발생한 경남 함양군 산불은 44시간 만인 어제(23일) 오후 5시쯤 진화가 완료됐습니다. 산불 영향 구역은 234ha(헥타르)로 대형 산불의 기준인 '100ha 이상'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함양 산불의 불길을 잡자마자 경남 밀양에서 또다시 산불이 났습니다. 야간이라 헬기 진화가 어려운 가운데 불길이 확산해 오늘 새벽 '산불 대응 2단계'(대형 산불)가 내려졌습니다. 143ha에 이르는 산림을 태우고 20시간 만인 오늘 낮 12시 반쯤에야 주불이 잡혔습니다. 올해 첫 대형 산불이 2월에 발생한 것도 이례적인데 경남 지역에서 두 건이나 잇따른 겁니다.
■"산불 왜 이렇게 많이?"…"산불 확산의 3요소 맞아떨어졌다"
오늘(24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산불이 왜 이렇게 많이 나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계절상 건조한 것도 그렇고 강풍 때문에 우려하고 있는데 3월에는 예년 경우에 더 난다."고 답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산불 확산의 3요소는 기상, 연료, 지형을 꼽습니다. 이번에 대형 산불이 집중된 경남 지역은 3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했습니다.
먼저 산불 확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기상', 즉 바람의 경우 함양과 밀양 모두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10m 안팎을 기록했습니다. 산불 확산 당시 강풍특보 속에 영남뿐 아니라 전국에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우리나라 남쪽에 고기압, 북쪽에는 저기압이 통과하는 '남고북저'형 기압계에서 강한 서풍이 밀려왔습니다. 서풍은 백두대간을 넘으며 더욱 고온 건조해지는데, 봄철 강원 영동 지역에 부는 '양간지풍'은 불을 부르는 '화풍'(火風)으로 불릴 정도입니다.
여기에다 경남 지역은 이번 겨울 눈·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올들어(2026년 1월 1일~2월 23일) 함양의 누적 강수량은 2.6mm, 밀양은 0mm였습니다. 같은 기간 평년 강수량이 43.6mm였던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건조한지 알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산불의 '연료'가 되는 낙엽 등이 물기 없이 바싹 메말라 대형 산불 확산의 배경이 됐습니다.
'지형'이 경사가 급한 산악 지역이었다는 점도 불길을 잡기 어렵게 했습니다. 특히 지리산과 인접한 함양에선 해발고도 860m까지 산불이 번졌습니다. 북한산(836.5m)과 비슷할 정도로 높은 급경사지에선 진화가 어려울 뿐 아니라 산불 확산 속도가 평지보다 4배 이상 빨라집니다. 강풍까지 더해지면 피해 면적은 수십 배 늘어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올해 산불 유독 많다?" 지난해보다 '껑충'

이재명 대통령은 "작년 대비 올해 산불이 60% 더 발생했다는데 그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3월에 영남지방을 중심으로 최악의 산불이 이어졌는데요. 특히 경북 의성 산불은 태풍급 강풍을 타고 동해안의 영덕까지 확산하며 큰 피해를 불러왔습니다.
그런데 산불 통계를 보면 겨울철의 경우 올해가 더 심각했습니다. 올들어(2026년 1월 1일~2월 23일)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123건인데, 지난해 같은 기간은 87건에 불과했습니다. 올해 유난히 건조한 날씨 탓에 산림청은 '봄철 산불 조심기간'마저 2월 1일에서 1월 20일로 앞당겼지만 산불을 막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올해 산불 가장 큰 원인은 "○○ ○○○"

올들어 발생한 산불의 원인 가운데 조사 중이거나 원인 미상인 경우를 제외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화목 보일러' 관련(18건)이었습니다. 재를 처리하거나 연통에서 불씨가 날리면서 산불로 이어진 겁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3만 호 정도가 화목 보일러 쓰고 있다"며 "도의 농정국장들을 통해 화목 보일러를 보유하고 있는 마을을 찾아서 관리를 부탁드렸다."고 대답했습니다. 산불 하면 '입산자 실화'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화목 보일러 관련 산불이 늘고 있는 만큼 산불 방지를 위한 철저한 교육과 안내가 시급합니다.
산불 원인 두 번째는 '건축물 비화'(16건)였습니다. 산과 인접한 주택이나 축사, 공장에서 난 화재가 산불로 이어진 겁니다. 실제로 강풍에 불씨가 날리면 최대 2km 정도 날아갈 수 있습니다.
최근 '숲세권'이나 전원주택 열풍으로 산지와 가까운 곳에 우후죽순 건축물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실제로 산림청 분석 결과 최근 산림 안에서 발생한 산불보다 산림 밖에서 발생한 화재가 산불로 확산한 사례가 더 많았던 거로 나타났습니다.
산림청은 산림 인접 지역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 2월 1일부터 '산림인접건축 산림재난 위험성 검토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산림과 인접한 지역(50m 이내)에 건축물을 지을 때는 건축 허가 전에 산불 위험성을 사전에 검토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의 경우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어 관리와 감독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매년 농사철을 앞두고 반복되는 '영농 부산물·쓰레기 소각"(15건)입니다. 이번 밀양 산불 역시 쓰레기 소각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림 또는 산림 인접 지역(통상 100m 이내)에서 허가 없이 불을 피우거나 인화물질을 소지하는 행위는 금지되고 위반 시 과태료 또는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기후변화로 달라진 '산불'…최선의 대책은 '예방'
불법 소각 행위가 사라지지 않는 데도 이유는 있습니다. 영농 부산물 등을 파쇄해 주는 서비스가 있지만 물량이 몰리는 봄철엔 행정 인력과 장비가 부족할 수밖에 없고 특히 산간에 위치한 고령 농가의 경우 접근성도 떨어진다는 겁니다. 오랫동안 해오던 소각이니 괜찮을 거라는 안전 불감증도 문제입니다.
기후가 변하면서 산불의 양상은 크게 달라졌는데 의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셈입니다. 과거와 달리 대형산불이 이제 겨울부터 일찍 시작되고 봄에는 동시다발로 확산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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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실 기자 (weez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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