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시대] 초등돌봄 정책,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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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한국의 아동돌봄 정책은 육아휴직, 보육료 지원 등 영유아기에 집중된 투자가 중심을 이루어 왔다.
맞벌이 가구 증가와 가족 구조 변화 속에서 초등 돌봄은 아동 발달과 부모의 노동시장 참여를 동시에 좌우하는 핵심 사회 정책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초등 3학년 이후 교육 수요 증가가 실제 학부모의 선택 선호에만 따른 것인지, 아니면 공공 돌봄 부재에 따른 대체 전략인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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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한국의 아동돌봄 정책은 육아휴직, 보육료 지원 등 영유아기에 집중된 투자가 중심을 이루어 왔다. 그러나 초등학교 입학 이후 돌봄 공백 문제는 여전히 구조적으로 해소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맞벌이 가구 증가와 가족 구조 변화 속에서 초등 돌봄은 아동 발달과 부모의 노동시장 참여를 동시에 좌우하는 핵심 사회 정책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온동네 초등돌봄·교육 추진 방안'은 초등 돌봄 정책의 전달체계를 재편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초등학교 3학년에게 연 50만 원 상당의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을 제공하고, 학교와 지역사회 자원을 결합해 돌봄과 교육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은 돌봄 정책의 범위와 정책 도구를 재설계하려는 정책 실험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정책 설계 방식과 실행 여건을 살펴보면 공공 돌봄 확대와 교육 서비스 지원 정책이 혼합되는 과정에서 여러 제도적 쟁점이 드러난다.
이전 정부의 늘봄학교 정책은 학교를 중심으로 돌봄 제공 범위를 전 학년으로 확대하려는 공급 중심 접근이었다. 반면 이번 계획은 초등 3학년에 대해 돌봄 제공 확대 대신 교육 프로그램 이용권을 제공하는 수요 지원 방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선택에 대해 정부는 초등 3학년 이후에는 돌봄보다 교육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맞벌이 가구 증가와 학부모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라는 구조적 환경 속에서 돌봄 수요가 학년 상승과 함께 급격히 감소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돌봄의 형태와 내용, 그리고 그 수준이 변화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돌봄 공백이 곧바로 교육프로그램으로만 대체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현재 상당수 가구는 초등 돌봄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특히 셔틀버스를 함께 운행하는)학원을 사실상의 돌봄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교육 수요가 자발적으로 증가함과 동시에, 공공 돌봄 공급의 부족을 사교육 시장이 대체해 온 복합적인 결과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정책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에서 초등 3학년 이후 교육 수요 증가가 실제 학부모의 선택 선호에만 따른 것인지, 아니면 공공 돌봄 부재에 따른 대체 전략인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정부는 지자체 중심 돌봄을 국정과제로 제시했지만, 현재 제도 구조에서는 교육부가 주무부처로 남아 있고 예산과 제도 설계의 핵심 권한도 중앙에 집중되어 있다. 정책 목표와 권한 구조 사이의 간극이 해소되지 않으면 지자체 중심 돌봄은 선언적 목표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온동네 돌봄 정책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도적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중앙 부처별로 분절된 초등돌봄정책을 지역 차원에서 통합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요구된다. 그리고, 시·도 및 시·군·구 차원에서 온동네 돌봄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는 상위 조직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서, 중앙에는 교육부·보건복지부·성평등가족부·행정안전부가 참여하는 협의체가, 지역에는 지자체와 교육청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운영된다. 그러나 협의체는 현재로서는 정책 조정과 정보 공유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예산 배분이나 사업 설계와 같은 핵심 의사결정 권한까지 포괄하기에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보인다.
앞으로 온동네 초등돌봄·교육 정책의 성과는 학교와 지자체, 지역 기관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협력하는지에 달려 있다. 통합돌봄 시대를 앞둔 지금, 정책의 방향뿐 아니라 실행 권한의 분권, 안정적 재원 확보, 인력 확충 등의 제도적 기반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와 결단이 요구된다.
김지현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정책연구실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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