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스토리] 지속 가능한 동계올림픽은 가능한가

눈 덮인 산과 차가운 공기를 떠올리는 동계올림픽이 언제부터인가 인공눈과 기온 예보를 걱정하는 대회가 되었다. 이번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바라보며, 과연 기후 위기 시대에 지속 가능한 동계올림픽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묻게 된다. 먼저 이번 스키대회가 개최된 곳이 알프스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적설량이 적어 조직위는 코스에 약 80% 이상, 약 5만㎥ 규모의 인공눈을 살포하였다. 이런 조치는 평창과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반복되어 왔다.
근본적인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다. 지구 평균기온이 점점 상승하면서 겨울이 짧아지다 보니 자연설을 보장하기 어렵고 눈은 불안정해졌다. 실제로 최근 수십 년 사이 동계올림픽을 안정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도시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결과적으로 동계올림픽은 하얀 설원 위에서 인류가 자연을 극복하고 겨울을 상징하는 축제였으나 이제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확인하는 아픈 이벤트가 된 것이다. 겨울임에도 더 이상 자연설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은 계속 인공눈에 의존하게 되고, 더 많은 물과 에너지,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여 결과적으로 더 큰 기후 위기를 유도하는 악순환이 이루어진다.
올림픽 시설 건설 과정에서 제기된 환경 훼손 논란도 절대 가볍지 않다. 일부 경기장과 기반 시설은 숲과 산악 생태계를 침범하며 조성되고 있고,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발과 시위도 반복되고 있다. 올림픽이라는 단기 이벤트를 위해 장기적인 자연환경을 희생하는 방식이 과연 정당한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단적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8년이 지난 지금, 3일간의 스키 활강경기를 위해 한국 최고의 원시림 지역이자, 산림 유전자 보호구역인 가리왕산의 500년 넘게 보호된 숲이 파괴되었고, 10만 그루 이상의 나무가 잘려 나갔다. 그리고 전체 85%를 인공눈으로 덮어 경기를 치렀다. 조선 시대부터 '왕의 숲'이라 불렸던 그 현장은 복원도 되지 않은 채 황폐해져 곤돌라와 흉물스러운 조형물들만 남아 있다.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대규모 인공눈 생산을 위해 물과 전력 사용 급증은 추가 비용 지출로 이어지고, 여기에 산악 지역 경기장과 인프라 건설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올림픽은 단기간에 막대한 예산을 소모하는 사업이 되었다. 게다가 대회 이후 활용도가 낮은 경기장의 유지·관리 비용까지 고려하면 심각한 재정난으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자연이 더 이상 겨울을 보장하지 않는 시대에,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크고 화려한 대회가 아니라,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올림픽의 기준이다. 더 이상 자연을 소비하는 축제가 아니라 자연을 배려하는 관점의 전환이다. 기후 위기로 개최할 수 있는 도시가 제한적이므로, 일정 지역을 중심으로 공동 개최나 순환 개최 방식 등을 우선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이미 검증된 시설과 운영 경험을 활용하면 환경 훼손과 건설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더불어 인공눈 사용이 불가피하다면 물 재활용 시스템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적용해 환경과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회의 성공을 단기적 성과가 아니라 장기적 지속 가능성으로 평가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화려한 스포츠 이벤트 뒤에 숨겨진 환경 파괴와 경제적 부담을 직시할 때, 비로소 동계올림픽은 진정한 의미의 세계적 축제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조강희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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