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충성 계약서” “세력 과시”…與 ‘공소취소 모임’ 손익계산서

강윤서 기자 2026. 2. 2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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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 65% 참여한 ‘공취모’…‘지선 전 국정조사’ 속도전 나서나
반청도 친청도 ‘계파 모임’ 아니라지만…선거 앞 ‘與 세력 갈등’ 수면 위
“계파 모임 오명 해소해야” “檢 팔 비틀어 공소취소 압박” 비판도 확산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범식 및 결의대회에서 "공소취소 즉각추진 국정조사 즉각추진"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62명 중 105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60%가 넘는 인원이 참여하는 원내 최대 모임이 탄생하면서 당내 미묘한 긴장감이 지속되고 있다. 이들이 총의를 모으면 '의원총회'급 효과까지 낼 수 있는 상황에서 '정청래 체제 견제용' 아니냐는 의심의 불씨가 꺼지지 않으면서다. 특히 친청(親정청래) 인사들이 대부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으면서 반청(反정청래) 계파 모임을 통한 당내 권력 분화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논란이 확산됐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이하 공취모) 활동 배경을 둘러싼 3가지 쟁점이 화두에 올랐다. 모임은 대외적으로는 ①사법부 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검찰·사법개혁 명분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정치적으로는 ②'이 대통령 사법리스크 해소'의 주도권을 당 지도부에서 원내로 끌어오고, ③명청 갈등(이재명 대통령-정청래 대표) 구도 속에서 정 대표의 당권에 대한 친명(親이재명)의 견제 효과를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공취모는 전날(23일) 소속 멤버 105명 중 약 60명이 참석한 출범식·결의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공동대표는 김승원·윤건영 의원, 간사는 이건태 의원이 맡았다. 정 대표와 친청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모임 결성을 주도한 이건태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인터뷰》에서 "이미 당내 '정치 검찰 조작 기소 대응 특위'(한준호 위원장, 이건태 부위원장) 조직이 있었고, 개별적으로는 전국 광역시도 8군데를 순회하면서 국정조사 및 공소 취소 요청을 해왔다"면서도 더 큰 추동체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간 국정조사를 위한 당 지도부의 뒷심이 부족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결국 국정조사까지 가려면 당 지도부가 결심해서 밀고 나가야 되는데 별반 관심, 반응, 실행이 없었다"며 "따라서 의원 모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고 당 의원 전원한테 친전과 문자를 보내며 동참을 요청했는데, 최종적으로 105명이 모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정조사는 원내 지도부의 결심 사항이기 때문에 한병도 원내대표에 '국정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건의했고,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전략을 토대로 국정조사를 추진할지 논의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지지부진했던 지도부에 속도를 걸고 지방선거 전에 국정조사를 시작하자는 게 모임의 입장이다. 이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위증교사 사건 항소심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성남FC 사건 1심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1심 등 5개 재판이다. 구체적으로는 8개 사건의 12개 혐의로, 대통령 당선과 함께 불소추 특권으로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공소취소 권한은 행정부에 있는 가운데, 공취모의 압박이 성공할 경우 1심 재판을 무력화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일각에선 삼권분립 침해 우려 등 모임의 취지 자체를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공취모의 규탄 대상은) 행정부 중에서 특정 검사들의 업무, 그 업무 중에서도 특정 사건"이라며 "이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집단적으로 의견을 표시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가. 저는 뚜렷한 판단이 안 선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한 주제에 대해 찬반을 묻는 방식으로 모임을 만드는 것이 적절한가"라고 반문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전날 시사저널TV 《정품쇼》에서 "공취모는 '대통령이 억울하게 기소가 됐으니 우리가 충성을 다해 공소 취소를 이루자'는 취지로, 일종의 대통령에 대한 충성 맹세다. 의도 자체가 노골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이 모임에서 검찰의 팔을 비틀어 실제로 공소 취소를 이뤄내면 그 파장이 일파만파일 것"이라며 "국정조사 등 다양한 방식이 이미 있음에도 다수당이 이외 방식으로 압박하는 건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 간사인 이건태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출범식 및 결의대회에서 조작기소 실상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입 안 하면 친청? 시작부터 의심받는 조직 돼"

정치권에서는 공취모를 두고 '세력 과시용'이라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조국혁신당 합당 문제에서 정청래 지도부와 각을 세웠던 의원들 다수가 참여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반청이란 명분하에 친명·친문 의원들이 결집했다는 시각이다. 이러한 해석을 두고 친청계는 '그럼 110명 넘는 공부모임도 계파모임인가', 모임 측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모임'이라며 양측 모두 반박하면서도 모임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공취모는 이미 '안 들어간 사람들이 왜 안 들어갔는지'를 질문 당하는 조직이 돼버렸다"며 "들어가 있으면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되는 거고, 안 들어가 있으면 '왜 안 들어왔냐, 공소 취소 반대하느냐, 정청래 편인 것이냐' 이런 의심을 사는 구조이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실제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김병주 의원은 모임에 가입했다가 돌연 탈퇴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전날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공소 취소는 반드시 돼야 하고, 조금 더 조직적으로 하자는 취지로 발족이 됐는데 오해가 생기고 있다"며 "사조직이나 계파모임이 아니냐는 그런 것(해석)이 됐기 때문에 참여했다가 국민이 오해한다면 굳이 할 필요가 없어서 탈퇴했다"고 밝혔다.

계파 논란이 계속되자 모임 이름에서 이 대통령을 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송영길 전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대통령만 딱 집어서 공소기각 모임으로 하게 되면 모양이 바람직하지 않다. 괜히 대통령한테 정치적 부담을 줄 수 있다. 윤석열 검찰 정권의 부당한 기소 전체를 정리하는 이름으로 변경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명칭 변경을 제안했다.

공동대표를 맡은 윤건영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 사건뿐만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 사건 등 검찰이 부당하게 기소한 사건 전체에 대한 공소취소를 주장하는 취지라고 했다. 윤 의원은 "공소취소의 대상을 이 대통령에서부터 문재인 정권 인사들까지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겠다는 마음(에서 참여한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계파 모임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걱정하시는 듯하나 그런 취지의 모임이 결단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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