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5·18 최후 항쟁지 옛 전남도청 ‘시민 품으로’
본관·별관·경찰국 등 6개 동
1980년 5월 모습 그대로 재현
탄흔·영상·사진 등 자료 다채
5월 개관前 운영 주체 선정 과제

"계엄군이 쏜 총알의 탄두를 전시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의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이 복원사업을 마무리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첫 삽을 뜬 지 2년 5개월 만이다.
옛 전남도청은 5·18 항쟁의 중심지다.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배경이기도 하다. 1980년 5월 27일 새벽까지 시민군은 이곳에서 계엄군 진압 작전에 맞서 싸웠다.

발길이 멈추는 곳은 바닥에 박힌 차가운 '동판' 앞이다. 5월 27일 새벽, 공수부대 특공조에 맞서다 숨진 14명의 시민군이 쓰러졌던 그 자리다. 경찰국 3층 복도에는 소설 '소년이 온다' 속 주인공 '동호'의 실제 모델인 문재학 열사의 이름이, 도청 회의실에는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이 놓였다.
복원단은 전시물들을 통해 5·18의 '서사'를 강조했다. 당시 거리로 나섰던 학생과 시민, 시민군과 기동타격대의 활동, 최후 항전에 이르기까지 열흘간의 기록을 다양한 전시 공간에 담았다. 주로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 당사자들의 구술 등을 통해 실감을 더했다.

야외 전시도 눈길을 끈다. 건물 입구에는 당시 도청 현판과 시민군이 사용했던 지프차가 놓였다. 상무관은 일종의 영화관으로 변했다. 체육관 벽면은 빔 프로젝터처럼 쓰여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이 틀어졌다. 이곳은 계엄군 발포로 숨진 희생자들의 시신이 임시 안치됐던 장소다. 유족과 관계자 의견을 반영해 과도한 연출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옛 전남도청은 오는 28일부터 4월 5일까지 임시 개방을 통해 시민들을 먼저 만난다. 6개의 전시관과 야외 지프차 전시 등을 자유롭게 둘러보며 시민들이 던진 의견은 5월 정식 개관 시 최종 반영될 예정이다.
다만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공식 개관을 두 달여 앞두고도 옛 전남도청의 운영 주체는 정해지지 않아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계속 운영을 맡을 지, 별도 조직을 만들지 대립 중인 것이다. 운영 주체를 누가 정할지도 애매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추진단 운영을 1년 연장하기도 했다.
정상원 추진단장은 "시범운영 기간 동안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정식 개관 시 시민들이 더욱 안전하고 깊이 있게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와 역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사회 의견 수렴을 거쳐 빠르게 주체를 선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