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유효기간 안에 글로벌 안착해야”…세계에 한국 입힐 ‘K패션’ 전략은 [현장]

김혜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heyjiny@mk.co.kr) 2026. 2. 2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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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
민주당 송재봉·한국패션협회 주최
브랜드·의류 제조·IP 종합전략 필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혜진 기자]
전 세계적으로 K패션이 주목받고 있지만 매출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위기 진단이 나왔다. 한류 확산이라는 ‘유효기간’이 끝나기 전에 K패션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K패션 글로벌화 정책 토론회’에서는 패션 산업의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짚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브랜드 강화·의류 제조·지식재산권(IP) 등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였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패션이 주목받고 있지만 그게 경쟁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패션 수출은 연간 27억달러 규모로 전체 수출 비중 중 0.4%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K패션이 콘텐츠 속 아이템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하려면 체계적 인프라와 민간협력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과 IP 보호 등 핵심과제를 논의하고 입법 과제를 함께 도출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발제에 나선 추호정 서울대학교 교수는 “패션업계의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라며 인구와 시장 규모가 비슷한 스페인을 사례로 들며, 인디텍스가 전개하는 자라를 언급했다.

추 교수는 “제품은 유행이 끝나면 사라지지만 브랜드는 남는다”며 “단기적으로 몇개의 상품을 파는 것에 연연할 게 아니라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을 통해 브랜드를 키워야 한다. 오랫동안 성장하려면 가장 중요한 건 제품이 아닌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이 한국 섬유패션산업의 100년 만의 퀀텀점프 기회”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섬유패션산업 진흥법이 빨리 처리되고, 정부와 기업에서는 다양한 지원 사업을 적극 연계해서 섬유패션산업 발전을 보호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승민 비에파 대표는 “패션은 다품종·소량 생산, 빠른 개발 사이클이 핵심이다. 한국은 고품질 원부자재와 생산 역량을 동시에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라면서도 “숙련 인력의 고령화와 설비 투자 부재 및 인프라 노후화, 공급망의 불일치로 국내 의류 공급 생태계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표는 “청년 제조 경영인 및 2세 경영인 육성 지원, 데이터 기반 스마트 제조 시스템 구축, 차세대 의류 제조기업으로의 전환 지원 등 차세대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국가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어 “K뷰티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코스맥스나 한국콜마가 빠르게 개발하고 공급했기 때문”이라며 “한국 디자이너의 젊은 감각이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만나면 K패션은 뷰티를 이어 핵심 수출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용섭 LF 해외사업부 상무는 “메이드 인 코리아를 중시하는 시장이 분명 존재한다”며 “브랜드 정체성과 기본적인 제품력이 갖춰져야 해외에서 통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진출 경험을 공유하며 “완벽히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직접 부딪혀 시장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상무는 “잘 되는 걸 따라하기보다는 자기만의 브랜드가 중요하다”며 “브랜드 콘셉트를 명확히 가지고, 물리적인 퀄리티가 굉장히 중요하다. 기초적으로 제품력이 먼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준복 리이 대표는 “물류, 통관, 사후관리, 현지 파트너십 구축 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며 “단기적 지원을 넘어 통합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외 진출 과정의 최대 리스크로는 상표 선점 문제가 지목됐다. 무신사 지식재산보호위원회 전문위원인 정진길 변리사는 “상표권은 국가별 ‘선출원주의’가 원칙인 곳이 많아, 현지 진출 전 제3자가 먼저 출원하면 브랜드를 빼앗길 수 있다”며 “중국은 물론 유럽, 남미까지 선점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변리사는 “상표 스쿼팅은 단순 법률 문제가 아니라 사업 전반을 흔드는 사안”이라며 정부 차원의 체계적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지식재산처 관계자들은 수출바우처, 해외 IP 출원 지원, 온라인 위조상품 단속 협력, 소비재 인증 전담팀 신설 등 지원책을 소개했다. 중기부는 패션을 4대 집중 육성 품목에 포함해 해외 판로 개척과 대·중소기업 동반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성래은 한국패션협회 회장은 “K패션은 이제 한국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국가 브랜드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43만명 일자리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산업”이라며 “올해 미션을 ‘세계에 한국을 입히다’라고 정했다. 글로벌 마케팅, 제조 역량, 지식재산 보호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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