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압박에…‘기후대응’, 국제에너지기구 우선순위 목록에서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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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으로, 에너지 분야의 최고 권위 기구인 국제에너지기구(IEA)마저 한발 물러났다.
국제에너지기구가 지난 18~1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회원국 장관급 회의에서 발표한 '의장 요약문'에는 기후변화 대응이 우선순위 목록에서 제외되는 대신 에너지 안보와 핵심 광물, 원자력 발전 등이 주요 의제로 명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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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으로, 에너지 분야의 최고 권위 기구인 국제에너지기구(IEA)마저 한발 물러났다.
국제에너지기구가 지난 18~19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회원국 장관급 회의에서 발표한 ‘의장 요약문’에는 기후변화 대응이 우선순위 목록에서 제외되는 대신 에너지 안보와 핵심 광물, 원자력 발전 등이 주요 의제로 명시됐다. 직전 회의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를 최우선 과제로 담은 ‘공동성명’이 채택된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회원국들의 견해 차이로 공동성명을 내지 못하고 의장 요약문 수준에 그친 것인데, 그 내용에서조차 기후변화 대응이 명시되지 않은 건 기후대응을 위한 국제 협력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의 이 같은 기조 변화에는 ‘돈줄’ 구실을 하는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회의에 참석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1년 내 ‘탄소중립’ 목표 지지를 철회하지 않으면 기구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변화는 사기”라며 파리협정 탈퇴에 이어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도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에너지기구도 압박한 것이다. 미국으로부터 연간 예산 약 14%(600만달러)를 지원받는 국제에너지기구 입장에서 미국의 이탈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처럼 미국이 앞장선 ‘자국우선주의’ 기조가 전세계에 확산하는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 안에서도 탄소중립에서 후퇴하는 징후가 나타난다. 국제에너지기구가 발표하는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는 그간 각국 정부의 미래 계획까지 반영해 탄소중립 전망을 긍정적으로 분석하는 ‘명시된 정책 시나리오’(STEPS)를 반영해왔으나, 지난해에는 현재까지 추진된 계획만을 보수적으로 반영하는 ‘현재 정책 시나리오’(CPS)를 반영했다. 에너지 전환 속도를 더 보수적으로 보고, 탄소중립 달성 가능성에 더 회의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기조 변화다. 국제에너지기구의 보고서는 각국 정부와 금융기관 등이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핵심 근거로 활용되기 때문에 이런 보수적 변화가 전세계 에너지 전환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33개 회원국 및 22개 준회원국(초청국 포함) 등 55개국의 장관급 인사가 참석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이 대표로 참석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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