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울음소리, 성대로 내는 소리에 휘파람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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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울음소리가 하나의 소리가 아니라 원리가 전혀 다른 두 가지 소리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엘로디 브리퍼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와 윌리엄 테쿰세 피치 오스트리아 빈대 교수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말 후두에서 성대 진동과 공기역학적 휘파람이 동시에 작동하는 '이중 발성 메커니즘'을 실험적으로 규명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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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울음소리가 하나의 소리가 아니라 원리가 전혀 다른 두 가지 소리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엘로디 브리퍼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와 윌리엄 테쿰세 피치 오스트리아 빈대 교수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말 후두에서 성대 진동과 공기역학적 휘파람이 동시에 작동하는 '이중 발성 메커니즘'을 실험적으로 규명하고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말의 울음소리에는 약 200헤르츠(Hz)의 저주파와 1000Hz가 넘는 고주파가 함께 존재한다. 두 개의 기본주파수가 한 번에 나타나는 '바이포네이션' 현상이다.
포유류는 일반적으로 몸집이 클수록 성대도 커서 낮은 소리를 낸다. 500kg에 달하는 말은 이 법칙대로라면 100Hz 이하의 저주파 소리만 낼 것으로 예측되지만 말의 울음소리에는 1000Hz 이상의 고음도 있다. 저주파는 성대 진동에서 비롯된다는 점은 규명됐으나 고주파의 발생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고주파의 정체를 규명하기 위해 우선 말 6마리에서 적출한 후두에 공기 대신 헬륨을 주입했다. 헬륨은 공기보다 밀도가 낮아 헬륨 속에서는 음속이 더 빠르다. 헬륨 내에서는 휘파람처럼 공기 흐름으로 만든 소리는 주파수가 높아지는 반면 성대 조직이 직접 떨려 만든 소리는 변하지 않는다. 실험 결과 저주파는 헬륨 환경에서도 변화가 없었지만 고주파는 뚜렷하게 주파수가 높아졌다. 고주파가 성대 진동이 아닌 휘파람의 원리로 생성된다는 증거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도 같은 결론을 뒷받침했다. 평균 24mm인 말의 성대 길이로는 이론적으로 최대 주파수가 약 400Hz까지 성대로 소리를 낼 수 있다. 1500Hz에 달하는 고주파를 성대 진동으로 만들려면 포유류 성대가 견딜 수 있는 생리적 한계를 크게 넘는 힘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연구팀은 CT 스캔에서 기존에 보고되지 않은 해부학적 구조를 발견했다. 이 구조가 공기 와류의 공명실 역할을 해 고주파를 안정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살아 있는 말 10마리에 대한 내시경 촬영에서 이중 발성 메커니즘을 직접 관찰했다. 울음이 시작되면 성대 위쪽 연골이 안쪽으로 모이며 공기 통로가 좁아지고 고주파가 먼저 발생했다. 이후 갑상연골이 기울면서 성대의 진동에 의한 저주파가 추가됐다. 두 주파수 사이에는 뚜렷한 연동 관계가 없어 각각 독립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대 마비를 일으키는 후두회귀신경병증(RLN)에 걸린 말 4마리의 발성도 분석해 가설을 확인했다. RLN에 걸린 말의 울음에서 저주파의 약 3분의 1이 소실되거나 불안정해졌지만 고주파는 정상적으로 유지됐다. 성대 진동에 의존하는 저주파만 영향을 받고 공기역학적 메커니즘으로 만들어지는 고주파는 유지됐던 셈이다.
이번 연구는 포유류에서 후두 휘파람과 성대 진동이 동시에 작동하는 바이포네이션을 실험으로 입증한 최초 사례다. 연구팀은 "말의 이중 발성이 체형 정보와 감정 상태처럼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를 하나의 울음소리에 동시에 담아 전달하도록 진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참고>
doi.org/10.1016/j.cub.2026.01.004
[임정우 기자 jjw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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