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6만원대→9만원대 상승…PER 7.5배 수준 영업이익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 4분기 영업이익률은 27.2% 달해
국내 중형 조선사들이 연초부터 잇따른 수주 낭보를 전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대형사 중심으로 흘러가던 슈퍼사이클 흐름 속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HJ중공업, 케이조선, 대한조선 등이 실적과 수주 양 측면에서 동반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대한조선은 주가 측면에서 더욱 눈에 띄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남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올해 들어서만 15만7000DWT(재화중량톤수)급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8척을 수주했다. 이는 올해 전 세계 발주 물량 13척의 절반 이상이다. 계약 규모는 1조195억원 수준으로, 중형 탱커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대한조선 해남조선소 전경. /사진=대한조선
실적도 가파른 개선세다. 대한조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다. 2023년 359억원, 2024년 1581억원에 이어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영업이익이 3250~3350억원 수준으로 추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률 27.2%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수에즈막스 평균 선가 상승과 생산성 개선이 맞물린 결과다. 올해는 2024년에 수주한 고선가 물량이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되고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경우 영업이익률이 30%에 근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주 잔고 측면에서도 여유가 있다. 현재 도크에는 2028년 2척, 2029년 5~6척 수준의 슬롯이 남아 있으며 향후 수주 물량은 최소 8800만달러(수에즈막스 기준) 이상 선가로 계약이 추진될 예정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탱커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과거 최고 선가(9000만달러) 이상 수주 가능성도 거론된다.
주가 역시 이를 선반영하는 흐름이다. 지난 1월8일 6만4600원이었던 대한조선 주가는 이날(24일) 장중 최고 9만5500원까지 상승했다. 종가는 전날보다 4000원(4.43%) 상승한 9만4300원. 지난해 8월 기록한 52주 최고가 11만6000원에 근접하는 흐름으로, 연초 대비 뚜렷한 우상향이다. PER(주가수익비율)은 7.57배로, 같은 업종 평균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 조선주들은 미국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액션 플랜 공개 이후 정책 기대감과 함께 대체로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관세율을 15%로 높이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산업계에도 긴장이 확산됐지만, 대한조선 주가에는 큰 흔들림이 없는 모습이다. 높은 선가로 수주한 선박의 건조가 본격화되며 마진이 뚜렷하게 개선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재무안정성이 개선된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 2023년 말 부채비율 374%, 순차입금 2749억원에 달했던 대한조선은 이후 실적개선과 유상증자 대금 등으로 지난해 말 부채비율을 41.3%까지 크게 낮췄다. 중소형 조선사들에게 우려의 꼬리표로 따라 붙는 부실한 재무구조를 벗어났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지난해 대한조선의 잠정실적에 대해 매출액 1조2281억원, 영업이익은 2941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4.2%, 86%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증권사 정독익 연구원은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중심의 반복 생산으로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건조선가 상승, 강재가 하향안정, 환율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도 추가적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