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 죽여 만든 구원의 약 그 약 앞에서 죄는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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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정의를 이야기하는 데 결코 빠질 수 없는 논쟁이 있다.
살인이라는 흉악 범죄로 공익을 실현한 범죄자라면, 사법은 어떻게 단죄해야 할까.
형사 사법이 수호하는 대상은 범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라는 당위는 이우겸의 범행과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때마다 흔들린다.
사법은 '사형'이라는 법률적 단죄보다 '치료제 보급'이라는 공익을 우선시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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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실험으로 치료제 개발한
연쇄살인마의 사법처리 다뤄
'단죄냐 공익이냐' 집요히 질문

사법 정의를 이야기하는 데 결코 빠질 수 없는 논쟁이 있다. 법률을 엄격히 해석·적용해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법적 안정성'과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관과 공익에 부합하도록 법률이 운용돼야 한다는 '합목적성'의 대결이다. 이론적 구분은 쉬워보이지만 실제 두 이념은 구체적 사건에서 충돌하며 딜레마를 낳는다. 살인이라는 흉악 범죄로 공익을 실현한 범죄자라면, 사법은 어떻게 단죄해야 할까.
이동건 작가의 장편소설 '죽음의 꽃'을 원작으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에서 순차 공개 중인 8부작 스릴러 드라마 '블러디 플라워'는 인체 실험으로 살인을 저지르며 불치병 치료제를 개발한 연쇄살인범 이야기를 통해 사법 정의가 마주한 이념적 딜레마를 정면으로 다룬다.
어느 깊은 밤, 산 사람을 납치해 인체 실험을 하던 연쇄 실종 사건 피의자 이우겸(려운)이 경찰에 체포된다. 조사 결과 그는 17명의 사람을 죽인 연쇄 살인 혐의로 기소된다. 그러나 이우겸은 그의 변호인인 박한준(성동일)에게 살인 동기가 불치병 치료제 개발이었으며, 이미 치료제는 완성돼 있다고 주장한다. 배튼병이라는 불치병을 앓는 딸을 둔 박한준은 이우겸을 의심하면서도 실낱같은 희망으로 그를 변호한다. 동기가 무엇이든 살인 행위엔 응분의 대가가 필요하다고 믿는 검사 차이연(금새록)과 대결한다.
1심은 이우겸에게 사형을 선고하지만, 그를 두둔하는 여론도 있었다. 그가 실험 대상으로 삼은 이들이 모두 강도, 강간, 사기 등 흉악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였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교도소에서 이우겸이 벌인 모종의 사건으로 치료제의 효능이 입증되는 사례가 언론에 보도된다. 후속심은 치료제의 효능을 직접 검증하는 '의료 시연'을 요구하는 변호인의 신청을 받아들인다. 의료 시연이 성공하면서 여론은 일거에 이우겸에게 우호적으로 뒤집힌다. 인류를 구원할 기적으로 불리는 치료제 앞에서 과연 사법부는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블러디 플라워는 사법이 수호하는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시청자들에게 집요하게 질문한다. 형사 사법이 수호하는 대상은 범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라는 당위는 이우겸의 범행과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때마다 흔들린다.
사법은 '사형'이라는 법률적 단죄보다 '치료제 보급'이라는 공익을 우선시할 수 있는가. 그것이 과연 정의인가. 딸을 치료하기 위해 연쇄살인범의 변호를 택한 박한준의 고뇌와, 이우겸을 단죄해야 한다는 신념과 치료제의 효능 사이에서 번민하는 차이연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법 감정을 뒤흔들어 놓는다.
블러디 플라워는 공개 1주차에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과 디즈니+에서 나란히 1위에 등극했다. 24일 기준 한국에서 서비스되는 시리즈 콘텐츠 가운데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6회까지 방영된 시리즈는 25일 7, 8화 공개를 끝으로 종영될 예정이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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