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이 바꾼 선거판?…국민의힘 지방선거 예비후보, 민주당의 ‘절반’

정윤경 기자 2026. 2. 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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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예비후보 등록 현황 보니…민주당 1115명 vs 국민의힘 499명
성남·부천·광명 등 경기도 내 15곳, 국민의힘 기초단체장 후보 ‘0명’
당내서도 지도부 책임론…“장동혁 사퇴보다 더 좋은 선거운동 없어”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초유의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 이어진 조기 대선까지. 대한민국을 뒤흔든 정치적 격변은 지방선거 판세까지 뒤흔들고 있다. 국정 안정론이 우세한 지형 속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대규모 출마로 세 확장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은 내부 균열 속에 수세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가 단순한 지방 권력 경쟁을 넘어 정국 재편의 향방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부상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월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 연합뉴스

野, '수도권' 대신 'TK'로 출마 러시

24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시·도지사(광역자치단체장) △구·시·군의 장(기초자치단체장) △시·도의회의원(광역의회의원) △구·시·군의회의원(기초의회의원)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가운데 민주당 소속은 총 111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의힘(499명)의 두 배를 훌쩍 넘는 규모다. 이밖에 진보당 143명, 조국혁신당 40명, 개혁신당 27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에서는 국민의힘의 열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도내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원은 민주당이 61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국민의힘 소속이 17명인 것과 비교해 3.5배가 넘는 규모다. 심지어 △성남시 △부천시 △광명시를 포함한 15개 지역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기초자치단체장 후보가 단 한 명도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3월22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가평, 양평, 연천 등 3곳 제외).

그렇다면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자들은 어디로 향했을까. 상당수는 보수층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대구·경북(TK)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에서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힘 후보는 17명으로, 민주당(2명)을 크게 앞선다. 광역의회의원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4명, 민주당 1명으로 격차가 확인됐다.

이 같은 흐름은 경북에서도 이어진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후보는 27명으로 민주당(1명)을 압도하고, 광역의회의원도 17명 대 1명으로 차이가 뚜렷하다. 기초의회의원 선거 역시 국민의힘 55명, 민주당 11명으로 큰 격차가 나타났다. 영남권에서는 후보군이 두텁게 형성되는 반면,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옅어지는 양상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예비후보자 통계 ⓒ 시사저널 양선영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 결국 참패"

이는 이번 선거의 성격이 '정부 견제'보다 '국정 안정'에 더 무게가 실려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8일 방송 3사(KBS·MBC·SBS)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국정안정론 응답은 53~55%로 집계됐다. 반면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정부견제론은 34~38%에 그쳤다. 두 응답 간 격차는 15~21%포인트로, 오차범위(±3.1%포인트)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국정안정론이 정부견제론을 앞서는 흐름이 확인된 셈이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안정론이 힘을 얻는 흐름과 달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확장성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호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며 '계엄과 탄핵의 강'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지지율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이러한 메시지가 중도층 확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그 여파로 일부 지역에서는 출마를 망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는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누구에게나 적용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지방선거를 둘러싼 위기감이 공개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장동혁 대표의 발언을 듣고 '우리 당을 이끌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장 대표의 사퇴보다 더 좋은 선거 운동은 없다고 본다"고 직격했다.

같은 당 조경태 의원도 YTN라디오 《김영수의 더인터뷰》에서 "지금 선수로 뛰고 있는 후보자들의 마음이 얼마나 애가 타겠는가. 우리 당에서 이분들에게 제대로 된 공격 포인트의 실탄을 제공해야 하는데 오히려 상대 쪽에다 상대 진영에다가 윤석열 내란 옹호의, 그 빌미에 실탄을 지금 제공하고 있는 꼴"이라며 " 이대로 가면 저는 지방선거는 결국은 참패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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