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엔터의 뿌리 '20세기 미술관'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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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 국가 중 하나로 우뚝 섰다.
이런 배경에는 K팝의 정형화된 '공장형 제작 시스템'의 한계, 통제와 표준화된 훈련 방식 등을 들지만, 세계의 보편적 트렌드만을 좇다가 우리 문화의 독특한 매력, 즉 고유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실 K엔터의 문화적 파급력은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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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특유 회복탄력성 만들어
문화자산으로 잘 가꾼다면
한류열풍 롱런의 기반될것

오늘날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 국가 중 하나로 우뚝 섰다. 음악, 영화, 드라마로 대변되는 K엔터는 국경을 넘어 인류의 보편적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외에서는 주요 대중문화 수출국으로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배경에는 K팝의 정형화된 '공장형 제작 시스템'의 한계, 통제와 표준화된 훈련 방식 등을 들지만, 세계의 보편적 트렌드만을 좇다가 우리 문화의 독특한 매력, 즉 고유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렇듯 화려한 꽃 뒤에는 이를 지탱하는 깊은 뿌리가 있듯, 지금의 '눈에 보이는 성과'가 지속되려면 '문화적 가치'를 꾸준히 공급해줘야 한다. 즉 오늘의 K엔터를 'K컬처'로 승화시키려면, K엔터의 '바탕'을 제시해야 한다.
사실 K엔터의 문화적 파급력은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K팝 확산의 바탕에는 오늘날의 우리 문화를 형성한 '근대기(20C)'를 희미하게 만드는 '망각'이 동력이 됐다는 '문화적 망각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사에서 20C를 배제해온 이유는 깊다. 식민 경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정서적 거부감으로 이어졌고,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전통'은 조선 시대 이전의 것이며 근대 이후, 즉 20C는 서구적이란 관념이 굳어졌다.
이런 인식의 배경에는 내부적 개혁을 통해 전통을 근대화할 기회를 일제에 의해 박탈당했기 때문에 근대는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강요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전통이 강제로 해체되고 유린당했다는 생각이 있다. 해방 후에도 우리 근대기, 즉 20C는 전통이 훼절되고 민족정신이 오염된 시기로 정의되는 거대 서사를 구축했다. 근대기를 거치며 변형된 전통은 '변질'된 것이라 가치가 없고 따라서 한국 사회는 의식 속 진짜 전통을 찾기 위해 근대, 즉 20C를 건너뛰어 조선 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렇게 전통은 오늘의 삶 속에 살아 숨 쉬는 '흐름'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 멈춰 선 '박제된 유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적 성공과 K엔터 확산의 배경을 근대사의 비극과 시련을 정면으로 돌파하면서 고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오히려 이를 새로운 에너지로 승화시켜온 '역동적인 생명력', 즉 회복탄력성(Resilience)에서 찾는 이들도 있다. 즉 대한민국의 저력은 과거의 상처를 단순히 잊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성장을 위한 에너지'로 승화시킨 데에 있다. 그리고 향후 20C라는 '공백의 역사'를 '공감의 역사'로, '비극의 기억'을 '비전의 자산'으로 승화시킬 국가적 결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국립 20C(근대) 미술관 건립이다. 20C의 상처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이를 문화적 자산으로 포용함으로써 과거의 트라우마를 '성장의 발판'으로 승화시킨 국민에게 '문화적 자존감'을 심어줄 '국립 20C 미술관 건립', 더 이상 때를 미룰 일이 아니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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