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학업 위해 닷새전 이사왔는데”…‘은마’ 화재에 10대 딸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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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강남구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은마아파트에서 불이 나 10대 고등학생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이전에 지어져 관련 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화재가 발생한 은마아파트에는 1~14층 전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지난해 화재로 2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친 마포구 창천동의 한 아파트도 1998년에 준공된 탓에 불이 난 14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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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새벽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김모 양(17)의 큰아버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이전에 지어져 관련 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불이 주방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새벽 화재 1시간 만에 꺼졌지만 1명 숨져

새벽에 발생한 화재로 주민 70여 명은 긴급 대피했다. 소방 당국은 인력 143명과 장비 35대를 투입해 화재 발생 1시간 20여 분 만인 오전 7시 36분경 완전히 불을 껐다. 부상을 입고 치료받은 3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화재 현장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경찰과 소방 등은 현재까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 당국은 주방과 거실 사이 식탁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증거물을 넘겨 이를 토대로 화재 원인을 파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찾은 화재 현장은 처참했다. 불이 난 집 베란다에는 유리창이 모두 깨져 새까맣고 앙상한 골조만 남아 있었다. 검은 그을음은 외벽을 타고 올라 12층까지 새까맣게 번져 있었다. 아파트 복도에는 검댕이 섞인 구정물이 흥건했다.
● 예비 고교생 가족 참변

아래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병원에 이송된 고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물건 등이 깨지는 요란한 소리가 나고 이후 고무 타는 냄새가 났다. 창문을 보니 시커먼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며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현관문 쪽으로 향하던 2~3분 만에 방 안이 순식간에 연기로 가득 차 어지럽고 쓰러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근육 장애가 있어 탈출 등에 어려움을 겪은 고 씨는 신고한 지 약 5분 뒤 도착한 구급대원과 함께 보행기를 끌고 대피했다.
또 다른 목격자들은 “유리창이 팡팡 터지는 소리가 났고, 어린 여자아이가 꺼이꺼이 우는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40대 민모 씨는 “잠옷바람으로 나온 어머니와 딸이 ‘언니가 아직 안 나왔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 “화재 경보도 제대로 안 들려”
28개 동 4424채 규모로 준공된 지 47년 된 은마아파트는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 노후 아파트로 꼽힌다. 스프링클러 등 비상사태를 대비한 안전 설비 등이 신축 아파트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화재가 발생한 은마아파트에는 1~14층 전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규정은 이 아파트가 완공된 지 11년 후인 1990년 16층 이상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또 이 아파트 비상 출입로에 설치된 난간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흔들려 청테이프로 고정돼 있는 등 시설 노후화도 심각한 상태였다. 한 주민은 “화재 경보가 울렸지만 자고 있으면 못 들을 정도로 작게 들렸다”고 말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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