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공급망 강화”…협력사 테스트베드 만든다

김우보 기자 2026. 2. 24.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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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 인근 생산연계형 시험장 구축
中企 자금 부담 덜고 사업성 개선
소부장 국산화·공급망 안정 기여
호실적에 이재용 ‘상생경영’ 확대
1조원 안팎 보증·저금리 대출도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위한 기업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중소·중견기업이 소재·부품·장비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신설한다. 협력사의 자금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대규모 금융 지원 방안도 함께 마련한다.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 1분기에만 3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이 예상되자 이재용 회장이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상생 경영 확대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대규모 상생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고 정부와 세부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왔으며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어느 정도 수립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르면 이번 주 관련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자사의 제품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실증 테스트베드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소부장 기업이 삼성전자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는 기술력을 갖췄는지 검증하고 적합할 경우 실제 납품을 할 수 있는 양산 연계형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다. 테스트베드는 삼성전자의 평택캠퍼스 5공장(P5) 인근에 두는 방안이 유력하다. P5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가 신설 중인 공장이다.


재계에서는 첨단 공정에 인접해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면 기술 개발 단계에 있는 중소·중견기업의 사업성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테스트베드를 이용한 기업들이 실제 납품을 하게 되면 삼성전자도 국내 공급망을 탄탄히 다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테스트 장비가 워낙 비싸 소부장 기업들이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데 어려움이 많다”면서 “삼성전자가 테스트베드를 마련하면 소부장 국산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협력사에 대해 보증과 대출을 망라한 금융 지원에도 나선다. 삼성이 일정 금액을 출연하면 이를 재원 삼아 정책금융기관과 은행이 협력 업체에 보증 및 저리 대출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최근 현대차가 400억 원을 무역보험공사에 출연해 6300억 원의 금융 지원을 실시한 바 있어 삼성전자의 지원 규모는 1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것은 올 들어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가파르게 늘면서 지원 여력이 커진 덕분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국내 기업 최초로 2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다른 기업들에 한발 앞서 지원 방안을 내놓기로 한 것이다.

삼성이 선제적인 상생안을 마련한 데는 이 회장의 의지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통령이 마련한 대기업 총수 간담회에서 “투자 확대 및 청년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과의 상생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정부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첨단전략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는 만큼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정부는 첨단전략산업 지원을 위한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했으며 반도체 등에 국고채 수준의 금리로 정책대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성장펀드를 통해 P5 건설에 필요한 2조 원가량의 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3.1% 안팎이어서 삼성전자로서는 은행 대출을 받을 때보다 1%포인트가량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삼성전자 지원 방안을 발표할 때 삼성전자의 협력사 지원 방안도 함께 공개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과 동반 성장을 강조하는 정부 기조에 호응하는 측면도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4일 이 회장을 비롯한 10대 그룹 총수와 가진 간담회에서 “풀밭도 있고 메뚜기도 있고 토끼도 있어야 호랑이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며 “성장의 과실이 좀 더 넓게 퍼졌으면 좋겠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당부한 바 있다.

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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