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파인, ‘공간 컴퓨팅’으로 산업의 문법을 바꾸다

양재필 매경비즈 온라인기자(sohnsb@naver.com) 2026. 2. 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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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딥테크 밸류업 프로그램 인터뷰 ① ] 김현배 딥파인(DEEP.FINE) 대표
모바일 스캔 기술로 공간 디지털화 장벽 낮춘 솔루션 주목
물류·제조·조선 톱티어 고객사 확보…연 매출 100억 기대
본 프로그램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서울창경)가 전국 16개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구축한 전국 단위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플랫폼이다. 해당 기사는 2025 딥테크 밸류업 프로그램에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본 사업은 ‘초격차 1000+’, 아기·예비유니콘, TIPS 등 중소벤처기업부의 주요 프로그램 선정 DB pool 내에서 대기업과 민간 중심의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내에서 스타트업을 추천 기반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수요에 기반한 협력 기회를 신속하게 매칭하고 지원한다. 딥파인은 2025 딥테크 밸류업을 통해 LS일렉트릭과 협업한 기업이다.

글로벌 테크 산업의 시선이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폼팩터(Form-factor; 기기형태)로 향하고 있다. 메타(Meta)와 애플(Apple) 등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투어 XR(확장현실) 기기를 선보이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이제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 실질적인 업무 생산성 혁신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특히 현실 공간을 디지털화하여 컴퓨팅 자원으로 활용하는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은 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DX)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스타트업 딥파인은 독보적인 원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업용 XR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고가의 전문 장비 없이 모바일 기기만으로 정밀한 3D 공간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현장 작업자들에게 실시간 정보를 증강해주는 이들의 기술은 국내 유수의 대기업 현장에서 그 경쟁력을 입증했다. ‘드래곤볼의 스카우터’가 현실이 되는 세상을 꿈꿔온 김현배 딥파인 대표를 만나 공간 컴퓨팅이 가져올 산업의 미래를 물었다.

김현배 딥파인(DEEP.FINE) 대표 <사진제공: 딥파인>
Q. 기업명이 인상적이다. 어떤 비전을 담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전개하고 있나

딥파인은 ‘딥러닝(Deep Learning)의 신경망이 깊을수록 성능이 좋다’는 의미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우리는 현실 공간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는 정보를 눈앞에 증강해주는 공간 컴퓨팅 플랫폼을 서비스한다. 쉽게 비유하자면 드래곤볼에 나오는 ‘스카우터’처럼, 안경을 쓰는 것만으로 양손이 자유로운(핸즈프리; Hands-free) 상태에서 도면을 확인하고 작업을 기록하며 실시간 가이드를 받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주 타깃은 물류, 제조, 조선 등 고도의 정밀함과 숙련도가 요구되는 B2B 및 B2G 영역이다.

Q. 주력 서비스는 무엇이며, 작동 원리와 핵심 기술력은 무엇인가

핵심은 공간을 디지털로 생성하는 ‘DSC(Spatial Crafter)’와 정보를 증강 현실로 구현하는 ‘DAO(AR.ON)’의 결합이다. 기존에는 공간을 3차원화하기 위해 수억 원대의 라이다(LiDAR) 장비와 전문 엔지니어가 필요했지만, DSC는 아이패드 같은 모바일 디바이스로 공간을 스캔해 즉시 디지털 트윈을 생성한다. 여기에 VPS(Visual Positioning System)라는 3차원 위치 인식 기술을 접목했다. GPS가 닿지 않는 실내에서도 사용자의 시선을 추적해 약 3cm 오차 이내로 정보를 오버레이(Overlay; 디지털 정보를 겹쳐서 보여주는 것) 한다. 하드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성과 비전문가도 즉시 활용 가능한 사용자 친화적 시스템이 딥파인만의 강력한 기술적 해자라고 생각한다.

딥파인 서비스 화면 설명 <제공: 딥파인>
Q. 현재 XR 시장 상황과 솔루션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시장은 이제 막 태동기를 지나 본격적인 확산기에 진입했다. 우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엔터프라이즈 고객사를 확보한 기업 중 하나라고 자부한다. 특히 물류와 제조 분야의 버티컬 사스(Vertical SaaS; 특정 산업 분야에만 특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단순한 기술 제공을 넘어 고객사의 내부 레거시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를 통합하는 규격화된 포털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뷰어(TeamViewer) 같은 글로벌 강자를 제치고 하나오션의 사업 파트너로 선정되는 등 외산 솔루션 대비 뛰어난 현장 최적화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Q. 딥테크 밸류업 협업 성과 메세지는?

딥파인은 LS일렉트릭과의 오픈이노베이션 협업을 통해 국내 스마트팩토리 환경에서의 기술 검증을 넘어서, 실제 북미 사업장까지 연계된 글로벌 PoC를 수행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 국내 스타트업 기술이 글로벌 현장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딥테크 밸류업을 통해 스타트업들의 기술을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데 있어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이러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더 좋겠다.

2025 딥테크 밸류업 행사에서 김현배 딥파인(DEEP.FINE) 대표가 공간 컴퓨팅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 딥파인>
Q. 이번 딥테크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거둔 성과가 있다면

해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이 가장 크다. LS일렉트릭과 협력하여 북미 텍사스 공장에 우리 솔루션을 도입하는 실증(PoC)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국과 미국 현장을 원격으로 연결해 지능형 업무 협업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스타트업에게 가장 높은 벽인 ‘신뢰의 장벽’을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과 대기업과의 협업 레퍼런스를 통해 넘을 수 있었다.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제조사들과의 도입 논의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Q. 물류 현장에서의 도입 효과가 상당히 드라마틱하다고 들었다

물류 창고에서 안경을 끼고 물건을 찾는 ‘비전 피킹(Vision Picking)’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운송장을 인식하면 담아야 할 상품의 위치와 수량을 눈앞에 바로 띄워준다. 숙련도가 낮은 작업자라도 온보딩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휴먼 에러(오송)를 사전에 차단한다. 한진의 경우 드론 재고 조사와 스마트 글래스 기술을 결합해 재고 조사 시간을 20배 이상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현재 전국 단위 확산을 논의 중이다.

Q. 기술 고도화 과정에서 겪은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이었나

현장 환경의 가변성을 극복하는 것이었다. 연구실에서의 정밀도와 거친 산업 현장에서의 성능은 천지 차이다. 딥파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살인적인 더위와 추위를 견디며 야외 현장에서 직접 공간 인식 정확도를 검증했다. 약 60여 명의 전문가 중 84%가 연구 인력으로 구성된 만큼, 이러한 필드 테스트 기반의 데이터 축적이 우리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동력이 됐다.

Q. 향후 투자 유치 및 상장 로드맵은 어떻게 되나

2023년 시리즈 A 투자를 완료했고, 현재 시리즈 B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한진, LX판토스 등 전략적 투자자(SI)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올해는 매출 100억 원 달성과 함께 손익분기점(BEP)을 넘어 흑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상장 주관사(KB증권) 선정을 마쳤으며, 2년 내 상장을 목표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기술 특례 상장뿐만 아니라 이익 기반의 상장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할 만큼 경영 환경이 우호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AI와 XR의 결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딥파인은 단순히 AR 안경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공간과 데이터가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는 기업이다. 기술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잠재력과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도구가 되도록 만들겠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공간 컴퓨팅은 곧 딥파인’이라는 공식을 증명해 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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