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에 웃돈 주고라도 살게요”…한정판에 오픈런 펼쳐진 ‘스벅 컵’ 뭐길래 [르포]

변덕호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ddoku120@mk.co.kr) 2026. 2. 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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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패션브랜드 ‘베이프 협업’ MD 출시
저가 공세·개인카페 차별화 속 전략
“음료 넘어 경험”…MD 경쟁 본격화
24일 오후 1시 30분 방문한 스타벅스 종로R점. 한정판 리유저블컵을 받기 위해 매장 안팎으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변덕호 기자]
“다른 고객들 동선 방해되지 않게 한 줄로 서주세요.”

24일 오후 1시 30분 찾은 스타벅스 종로R점. 평소와 달리 매장 안팎에는 긴 대기줄이 늘어서며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직원들은 고객들을 향해 질서 유지를 거듭 안내했고, 사이렌오더가 일상화된 매장에서 보기 드문 ‘줄 서기 풍경’이 펼쳐졌다.

이 같은 현상은 스타벅스코리아가 선보인 한정판 MD ‘마일로 리유저블 컵’ 때문이다. 일본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베이프의 캐릭터 ‘베이비 마일로’를 적용한 이 컵은 분홍색과 갈색 두 종류로 출시됐다. 매장별 하루 30~40개 한정으로 제공되면서, 매일 오후 2시를 전후로 고객들이 몰리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리유저블 컵 증정 종료를 하루 앞둔 이날은 수요가 한층 몰리며 혼잡이 극대화됐다. 일부 고객은 제공 시간보다 1시간가량 일찍 도착했고, 30분 전부터 이미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현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친구가 베이비 마일로 컵을 보여줬는데 너무 귀여워서 갖고 싶어졌다”며 “회사 근처라 점심시간을 쪼개 일부러 들러 줄을 섰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은 “평소 베이프 제품을 좋아하고 캐릭터도 눈여겨보던 터라 이번 컵 출시 소식을 듣고 찾았다”며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기다리게 됐다”고 말했다.

리유저블 컵을 받기 위해서는 ‘자몽 허니 블랙 티’, ‘딸기 라테’, ‘붉은 로즈 초콜릿’, ‘바닐라 크림 콜드 브루’, ‘얼그레이 바닐라 티 라테’ 등 지정 음료 5종 가운데 하나를 그란데 사이즈로 주문해야 한다. 1인당 1회 최대 4잔까지 구매할 수 있으며, 구매 수량에 따라 컵이 제공된다. 준비된 수량이 한정된 만큼, 늦게 도착한 고객들은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도 이어졌다.

스타벅스 종각점 내 고객들이 리유저블 컵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변덕호 기자]
스타벅스 종로R점 인근에 위치한 스타벅스 종각점 역시 마일로 리유저블 컵을 받기 위한 손님들로 카페 안이 가득 찼다. 종각점도 오후 2시 전부터 대기줄이 빠르게 형성되며 주문을 받는 매장 1층은 붐벼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주문을 기다리는 고객과 컵 수령 여부를 확인하려는 고객들이 한데 몰리면서 매장 안은 한층 분주한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다.

일부 고객들은 “지금 줄 서면 받을 수 있느냐”며 직원에게 연신 문의했고, 직원들은 남은 수량을 안내하며 대기열을 정리했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행사 시작 나흘 만인 22일 준비된 물량은 대부분 소진됐다. 매장별 준비된 물량은 하루 평균 30~40개 수준으로, 전국 2100여개 매장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행사 기간 전체 물량은 약 60만개에 이르는 것이다.

음료 가격도 6000~7000원대로 저렴하지 않은데도 매일 인파가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일일 물량을 30~40개 수준으로 제한한 ‘희소성’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일로 리유저블 컵의 인기는 온라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나흘간 마일로 리유저블 컵 리셀 게시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개당 1만원선에서 비싸면 5만원대에도 거래되기도 했다.

스타벅스의 한정판 다회용 컵 증정 이벤트가 매장마다 빠르게 물량이 소진되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베이프와 협업해 가방과 키링 등 다양한 MD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단일 제품이 아닌 ‘세트형’ 라인업을 구성해 소비자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려는 전략이다. 실제로 SNS에는 가방과 키링, 컵을 함께 구매해 인증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MD 중심 마케팅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치열해진 카페 업계 경쟁이 자리한다.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가성비를 앞세워 매장과 메뉴를 빠르게 확대하는 한편, 개인 카페들은 고급화·차별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단순 음료 판매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스타벅스 역시 MD를 통한 고객 경험 확대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단순히 커피 맛이나 가격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다”며 “브랜드 협업 MD는 소비자의 방문 동기를 만들고, 자연스럽게 재방문까지 유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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