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멕시코 마약왕, 연인 만나다 덜미… 갱단 폭력에 멕시코군 25명 사망
"CIA 정보가 결정적인 역할 했다"
은행 방화 등 조직원 폭력 계속돼

22일(현지시간) 사망한 멕시코 마약왕 네메시오 오세게라(59·일명 '엘멘초')가 연인을 만나다 은신처 정보를 노출했다고 멕시코 정부가 발표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가 엘멘초 추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편 두목을 잃은 멕시코 최대 마약 조직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보복으로 여태까지 멕시코군 25명이 숨졌다.
23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멕시코 정부는 이날 "엘멘초의 연인을 추적해 그의 은신처를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멕시코 정부는 "엘멘초 연인의 측근을 추적했고, 그 측근은 연인을 엘멘초의 은신처로 안내하는 임무를 맡았다"며 "이를 통해 얻은 은신처 정보가 사살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CIA의 도움도 받았다. 한 관계자는 NYT에 "CIA 정보가 엘멘초 제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때부터 멕시코 마약 카르텔 추적을 위해 정보원 양성에 노력해 왔다. 멕시코 정부도 미국의 도움을 인정했다. 리카르도 트레비야 멕시코 국방부 장관은 "엘멘초의 연인 관련 정보는 멕시코군의 엘리트 정보 부대에서 나왔다"면서도 "엘멘초의 연락망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보기관 정보를 활용했다"고 언급했다.
엘멘초는 22일 할리스코주 서부 타팔파에서 체포된 뒤 사망했다. 멕시코 국방부는 당초 엘멘초를 생포했지만, 부상을 입은 엘멘초는 수도 멕시코시티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다. 엘멘초는 2009년 CJNG를 설립한 뒤 멕시코 마약 밀매 시장을 장악했다. 미국이 지난해 그에게 1,500만 달러(약 216억5,000만 원)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지도자를 잃은 CJNG는 거점인 할리스코주를 중심으로 분풀이를 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치안 유지를 위해 병력 약 1만 명을 투입했지만, 이날 기준 최소 25명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 조직원들은 도로 위에 압정을 뿌리거나, 버스를 탈취해 불을 질렀다. 영국 BBC방송은 "약 20개의 멕시코 주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했다"며 "조직원들이 은행과 상점 수십 곳에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무장한 조직원이 자동차를 향해 총을 쏘고, 차 안에 최소 4구의 시신이 있는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멕시코군과 카르텔 조직원이 교전하거나 카르텔 차량이 군 트럭을 들이받는 모습도 포착됐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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