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 설계사’ 삼성 vs 'GA' 한화, 제3보험 시장 놓고 경쟁 치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보험서비스마진(CSM) 확보를 위해 ‘제3보험(건강·상해·질병보험)’ 시장을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전속 설계사 중심의 삼성과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에 의존하는 한화의 영업전략 차별화에 따른 성과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전속 설계사 조직을 강화하는 ‘정공법’으로 보장성 보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삼성생명의 전속 설계사 수는 4만3000명 수준으로, 연초 대비 5000명 이상 순증하며 압도적인 영업 인프라를 구축했다. 대면 채널의 밀도를 높여 안정적인 보장성 판매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생명은 제판분리 이후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을 통한 ‘기동전’에 주력하고 있다.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설계사 규모를 4만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키웠다. 외부 채널을 활용해 단기간에 판매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 브랜드평판 조사에서 삼성생명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양사가 제3보험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IFRS17 도입 이후 달라진 수익 구조가 있다. 새 회계기준에서는 미래 이익을 CSM으로 계상한 뒤 계약 기간에 걸쳐 나눠 인식한다. 결국 외형 성장보다 얼마나 두터운 CSM을 안정적으로 쌓느냐가 실적의 질을 좌우한다. 이에 보험사들은 어떤 상품이 더 높은 CSM을 효율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종신보험은 초장기 상품 특성상 금리 변동에 민감해 마진 변동성이 큰 반면, 건강보험은 순보장성 성격이 강해 보험료 대비 위험보험료 비중이 높고 예정이율 부담이 낮아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율을 기대할 수 있다. 금리 리스크에 따른 자본 부담도 종신보험보다 작아 자본 효율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생명의 경우 2024년 58% 수준이었던 신계약 CSM 내 건강보험 비중을 2025년 말 75%까지 끌어올렸다. 신계약 CSM 총량 가운데 건강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을 대폭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구조를 빠르게 전환한 것이다.
한화생명 역시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신계약 CSM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건강보험 판매 비중을 높여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방향성은 삼성생명과 흐름을 같이 한다. 다만 채널 전략에서는 전속 설계사 중심의 삼성과 GA 기반 확장 전략을 택한 한화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결국 제3보험 시장의 경쟁은 단순 점유율 싸움이 아니라 어떤 채널 구조가 더 낮은 사업비로 양질의 CSM을 축적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는 분석이다. 전통적 전속 조직을 앞세운 삼성과 제판분리를 통해 외연을 넓힌 한화의 영업 방식이 향후 생보업계 판도 변화를 이끌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전속 조직의 효율화를 통해 안정적인 CSM을 쌓는 전략이라면, 한화생명은 GA 지배력을 바탕으로 외형과 속도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며 “결국 누가 더 낮은 사업비 구조로 건강보험 계약을 확보하느냐가 올해 생보업계 승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해 기자 hae8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