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말라붙은’ 가자…트럼프 평화위 스테이블코인 도입 검토

김지훈 기자 2026. 2. 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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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셰켈화 반입 차단’에 현금 고갈
가자-서안 경제 단일화 걸림돌 가능성도
가자지구에서 한 기술자가 찢어진 이스라엘 20셰켈 지폐를 수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평화위원회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스라엘의 반입 차단으로 현금이 부족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선데, 서안지구와 경제적으로 단절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23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평화위원회와 산하 기관들이 황폐해진 가자지구의 경제를 재건하는 방안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자산에 연동해 가치 변동을 최소화하는 가상화폐를 가리킨다. 가자지구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에 연동될 가능성이 크다. 한 관계자는 “이건 ‘가자 코인’이나 새로운 팔레스타인 통화가 아니라, 가자 주민들이 디지털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이 매체에 말했다.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등 팔레스타인 지역의 공식 통화는 이스라엘 셰켈화다. 하지만 지난 2023년 가자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의 전쟁 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며 가자지구로 셰켈화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대부분 파괴되거나 운영이 중단돼, 가자지구에서는 셰켈화 현금이 말라붙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국외에서 친척이 온라인으로 송금해온 돈을 현금으로 바꾸기 위해, 상인이나 환전상을 찾아가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수수료로 떼이고 현금을 받아오는 상황이다. 현금 고갈 사태가 장기화돼 가자지구 주민들은 대부분 온라인 결제를 이용하고, 훼손된 화폐를 색연필과 풀로 복원해주는 기술자들까지 등장했다.

18일(현지시각) 라마단 첫 날에 가자지구 가자시티 자위야시장에서 피클을 파는 가게의 모습. AFP 연합뉴스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검토하는 데는 유통이 추적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하마스의 돈줄을 막겠다는 의도도 깔렸다. 한 관계자는 “가자지구에서 현금을 말라붙게 해서 하마스가 자금을 창출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이 구상의 이면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스테이블코인이 팔레스타인통화청(PMA)의 통제하에 있지 않을 경우, 미래의 팔레스타인 국가가 설립될 때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경제를 하나로 합치는 데 어려움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양쪽 지역 사이에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이 없어서 가자지구가 고립된 경제권이 된다면 두 지역 사이의 경제적 유대를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를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아무도 가자지구를 서안지구에서 분리하려 하지 않는다”며 “그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디지털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려는 목적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한 관계자는 “평화위원회, 가자국가행정위원회(NCAG)와 가자집행위원회는 가자지구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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