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더불어민주당은 인천 계양을에 송영길을 공천해야 한다

정치권에 뼈 있는 농담 같은 말이 있다. 정의당에 '정의' 없고, 국민의힘에 '국민' 없고, 더불어민주당에는 '더불어'가 없다는 말이 그것이다. 마치 이를 증명하듯, 최근 인천 계양을 공천을 두고 말이 많다. 오랜 희생과 고초 끝에 전부 무죄를 받고 돌아온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에 복당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양보했던 인천 계양을 출마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입이었던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같은 지역구에 출마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에 정작 더불어 함께할 줄 아는 '의리'가 없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크다.
최소한의 정치 도리로써 송영길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는 이유는 넘치도록 많다. 무엇보다 오늘날 이재명 대통령을 있게 한 주역이었다는 점이다. 윤석열에게 패배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승리를 위해 망치테러까지 당하며 '붕대투혼'을 불살랐던 송영길 당대표가 대선 패배 직후 자신의 지역구 인천 계양을을 이재명 후보에게 양보한 사실은 유명하다. 이재명 당시 낙선인을 야인으로 두면 정치검찰의 칼에 죽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자신은 대선 패배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라 사실상 산화할 것을 각오하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 그렇게 자신을 희생한 송영길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재야로 사라졌다. 누가 봐도 선당후사였다.
홀로 정치검찰과 싸운 3년이라는 긴 어둠 속에서도 송영길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에게 부담 주는 일을 일절 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임명식에도 초대받았지만, 아직 무죄를 밝히지 못해 누가 될 수 있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사면 얘기가 있을 때도 대통령과 민주당에 부담 줄 수 없다며 사면을 단호히 외면했다. 되레 처연한 모습으로 홀로 싸워 반드시 이기고 돌아오겠다는 약속만 하였다. 그러고는 영화처럼 그 약속을 지켰다. 그러자 이번엔 아무 조건도 없이 자신이 만든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민주당에 개별 복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선당후사로 시작해서 선당후사로 돌아온 것이다. 누가 봐도 멸사봉공의 전형이다.
이에 민주당이 먼저 의리를 지켜 송영길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인천 계양을에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 알려진 김남준 전 대변인이 같은 지역구에 출마할 뜻을 밝히며 송영길의 복당 신청이 있던 날 보란 듯이 청와대 대변인 직에서 사임했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대통령의 복심 간에 경쟁이 벌어진 양상이다. 민주당은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자명하다.
첫째, 더불어민주당은 송영길에게 또다시 선당후사를 요구할 수는 없다. 정치 선배 송영길이 정치 후배 김남준에게 인천 계양을을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송영길은 민주당에겐 보다 험지인 연수구로 가면 된다는 것이다. 거물 정치인 송영길이라면 험지라도 살아 돌아올 수 있다는 논리다. 이것은 다시 말해 선당후사를 반복하며 그야말로 기사회생한 사람에게 또다시 선당후사를 강요하며 재차 어려운 길을 가라는 것이다. 정치의 도리를 말하기 전에 인간의 도리에 어긋난다. 이 논리대로라면, 이번에야말로 지지율 고공행진을 기록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김남준이 선당후사할 적기다.
둘째, 설령 지역구가 개인의 전유물일 수 없기에 송영길이 후배 정치인에게 자신의 지역구를 양보해야 한다고 할지라도, 그 후배 정치인이 반드시 김남준일 수는 없다. 송영길이 백 보 양보한다고 할지라도, 그 대상은 인천 계양을에서 오랜 시간 공을 들여 활동한 후배들이어야 한다. 계양을에는 이미 양태정, 윤대기 변호사 등과 같은 후배 정치인들도 많다. 따라서 송영길이 양보해야 할 후배가 반드시 계양을에 아무런 연고도, 헌신도 없던 김남준일 수는 없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영길을 인천 계양을이 아닌 다른 지역에 공천한다면 민주당은 송영길이라는 자산을 스스로 훼손하게 될 것이다. 송영길은 내란 정권의 수족 노릇을 하던 정치검찰의 서슬 퍼런 폭력에 독야청청 맞서 싸워 당당히 승리해 돌아왔다. 이로써 그 누구도 갖지 못한 '영웅서사'를 갖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 된 것이다. 그런 그를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 아닌 다른 지역에 공천한다면, 그 자체가 가지는 정치적 메시지로 인해 송영길은 물론, 민주당과 김남준에게도 내상을 입힐 것이 자명하다. 송영길도, 김남준도 국민주권 정부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런 우를 범할 이유가 없다.
넷째, 정치 도리로도, 선거 전략으로도, 그 어떤 경우라도 더불어민주당이 인천 계양을에 송영길을 공천해야 한다는 것이 다수 당원과 국민들의 민심이다. 이런 까닭에 국민주권 정부에서 당원 주권을 주창하며 1인1표제를 추진한 민주당의 현 정체성에 가장 부합하는 결정은 바로 인천 계양을에 다른 누구도 아닌 송영길을 공천하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평소 강조한 말이 있다.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오랜 희생과 고초를 겪는 와중에도 선당후사를 반복했던 송영길이 기적적으로 돌아왔다. 그것도 검찰 독재에 홀로 맞서 승리해 돌아왔다. 그러고는 이재명 대통령을 돕는 일에 또다시 헌신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더불어'에 걸맞게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나서야 한다. 그것은 바로 인천 계양을에 송영길을 공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더불어'가 없다는 오명을 벗고 가장 더불어민주당다운 모습을 되찾길 바란다. 이것이 민심이다.
/봉정현 법률사무소 세종로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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