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특집] 수원, 저출생 반전 신호탄… 돌봄·일자리·공동체로 출산율 끌어올렸다
10시 출근제·등하교 동행돌봄·출산지원금 확대 등 양육 부담 완화 주

국가적 위기로 지목된 저출생 문제 속에서 경기 수원시가 출산율 반등이라는 구체적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2026년 2월 24일 수원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수원시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모두 상승 곡선을 그렸다. 전국적으로도 출생아 수가 소폭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지만, 인구 규모가 큰 도시에서 뚜렷한 증가세를 이어간 사례는 많지 않다. 수원은 그 변화를 수치로 입증했다.

이씨는 단 한 번도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지역 돌봄 인프라를 적극 활용했다. 그는 "늦게까지 운영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공공기관 돌봄이 큰 힘이 됐다"며 "조부모 도움 없이도 지역사회가 함께해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가족은 음악을 매개로 함께 성장한다. 어릴 적 피아노를 배운 어머니의 영향으로 자녀들은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더블베이스 등 각기 다른 악기를 배운다. 가족 연주회를 여는 것이 목표다. 가정 안에서 협력과 배려를 배우고, 서로 가르치며 작은 사회를 경험한다. 다자녀 가정이 부담의 상징이 아니라 배움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씨는 "아이가 많을수록 배움이 늘고 길이 넓어진다"며 "두려움보다 가능성을 보고 한 걸음 내딛어보라"고 말했다. 출산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특히 출생 신고가 가장 많은 10월 기준으로 보면 증가세가 더 뚜렷하다. 2023년 543명이던 10월 출생아는 2025년 650명으로 늘었다. 20%에 가까운 증가율이다. 일시적 반등이 아닌 흐름의 변화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계출산율도 상승했다.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수원시 합계출산율은 2023년 0.677명에서 2024년 0.732명으로 0.055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0.766명에서 0.789명으로 0.023명, 전국은 0.721명에서 0.748명으로 0.027명 늘었다. 증가 폭은 수원이 더 컸다. 절대 수치는 여전히 낮지만 반등 폭은 의미가 있다.
수원시는 저출생의 핵심 원인을 '양육 부담'으로 진단했다. 수원시 사회조사에서 시민들은 저출산 이유로 자녀 양육 부담을 가장 많이 꼽았다. 2018년 조사에서는 30.7%가 양육 부담을 지적했다. 2025년 조사에서도 저출산 대책 우선 분야로 '아이 돌봄'이 상위권에 올랐다.
시는 조사 결과를 정책 설계에 반영했다.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돌봄 시간과 노동 구조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
대표 사례가 '중소사업장 초등생 학부모 10시 출근제'다. 기초지자체 최초로 도입했다.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초등 자녀를 둔 근로자가 출근 시간을 1시간 늦추거나 조기 퇴근하면, 근로자 1인당 최대 120만원을 4개월간 지원했다. 임금 손실분을 보전하는 방식이다.

민관 협력 프로그램도 병행했다. 수원시 여성자문위원회와 함께 추진한 '수원 육아하는 대디들' 프로젝트에는 5~9세 자녀를 둔 아빠 10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요리, 목공, 독서, 생태 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했다. 부모 상담도 진행했다.
스포츠 경기 관람과 쿠킹 클래스 등 체험 활동은 아빠 육아의 즐거움을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참가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육아 정보를 공유했다. 아빠의 돌봄 참여를 일상화하는 문화적 전환을 시도했다는 평가다. 돌봄을 개인의 희생이 아닌 공동의 책임으로 재정의했다.
이 같은 정책은 2025년 경기도 저출생 대응 우수시책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외부 평가에서도 일정 부분 성과를 인정받았다.
올해 수원시는 정책을 더 확장한다. '일가양득' 사업을 새로 시작한다. 300인 미만 중소사업장이 가족 친화의 날을 운영하고, 특별휴가나 조기퇴근제를 시행하면 장려금을 지급한다. 돌봄·건강·여가·교육 분야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가족친화 인증기업 우수사례 발굴과 직장 교육도 병행한다.

지난해 2월 주민의 제안에서 출발한 사업은 7월부터 3개월간 시범운영을 거쳐 11월부터 44개 동 전체로 확대됐다. 혼자 통학하기 불안한 저학년 아동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학부모의 불안을 해소하고 통장 등 마을을 잘 아는 믿을만한 이웃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돌보는 공동체 모델이다.

특히 올해부터 수원시에서 태어난 모든 출생아에게 출산지원금을 지급하는 것도 큰 변화 중 하나다. 기존에 둘째 자녀부터 지원했던 지원금을 대폭 확대해 첫째 자녀 출산 시 50만원을 신규 지급하고, 둘째 자녀 지원금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두 배로 늘렸다.
출산율 증가와 인구구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원을 확대한 것이다. 지난 1월1일 이후 482명이 출산지원금을 신청, 전년 동기(165명) 대비 292% 늘어난 시민들이 출산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덜었다. 수원시는 올해 7천여명 이상의 신생아 출산 가정이 출산지원금 확대 혜택을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시는 촘촘한 돌봄 체계와 실효성 잇는 지원 정책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업과 지역사회, 시민 여러분 모두 '아이를 함께 키운다'는 마음으로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준희 기자 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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