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선 정준호의 도발에 정치 9단 박지원은 ‘흐뭇’
‘될 사람 밀어주자’ 발언 정면 반박
‘특별시 부시장 해달라’ 동맹 요청도
朴 ‘젊은 정치인의 패기’ 흡족함 표시
‘세대교체’ 강조 타 후보군과 차별화

통합특별시장 선거를 앞둔 광주·전남 정치권에 파격적인 장문의 메시지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발신자는 광주 초선 국회의원 정준호, 수신자는 '정치 9단'으로 불리는 5선의 박지원 의원이다. 정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박 의원이 특정 후보를 언급하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여론조사 1등이니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취지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정 의원은 "그 누구보다 시대를 읽는 통찰과 정치적 경륜을 갖추신 대표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데 크게 놀랐다"며 "통합특별시는 새로운 호남의 100년을 여는 담대한 시도다. 이번 선거는 무난하게, 뻔하게, 과거지향적으로 치를 수 있는 선거가 아니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직격했다.
정 의원은 박 의원과의 일화를 전하며, 자신이 이번 선거에 나선 이유를 '호남의 미래'라는 단어로 압축했다. 그는 "연초 지역구를 찾은 박 의원이 '정준호는 미래를 꿰뚫어보았다'고 말했다"며 "맞다. 나는 호남의 미래가 보인다"고 단언했다. 이어 "통합특별시가 전국적인 모범사례가 되는 모습, 변방으로 밀려난 호남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장면이 선명하게 그려진다"고 했다.
그는 통합특별시 출범을 단순한 행정구역 통합이 아닌 국가 운영 모델 전환의 분기점으로 규정했다. "과감한 결단과 새로운 선택으로 대한민국의 기준을 다시 세우는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며 "그렇기에 새로운 특별시장은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역사적 가정을 소환하며 '세대 선택의 정치적 의미'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그는 "만약 40대의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었다면, 우리 현대사의 많은 아픔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며 "군부독재도, 5월의 잔혹한 희생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늘 뒤늦게 '그때 더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는데'라는 탄식을 반복해왔다"며 "지금 호남은 오로지 미래만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특히 박 의원의 정치적 경륜과 자신의 결단력을 결합한 '세대 연합형 리더십'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대표님의 뛰어난 경험과 통찰은 가장 젊은 저와 만날 때 가장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지금 '정준호, 한번 밀어보자' 그 한마디가 필요하다. '해남으로 세배드리러 가겠다', '통합특별시 부시장으로 함께해달라'"며 사실상 정치적 동맹을 공개 요청했다.
40대 초선 의원의 '돌직구'에 대한 박 의원 측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오히려 '흐뭇하다'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박 의원은 평소에도 정 의원을 매우 아끼며 SNS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하라고 수차례 조언해 왔다"며 "이번 글 역시 젊은 정치인의 패기와 문제의식을 잘 보여준 사례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흡족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박 의원은 정 의원에게 '정치인은 점잖기만 해서는 안 된다', 'SNS에서 메시지를 더 선명하게 하라', '때로는 공격적으로 던질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40대인 정준호 의원이 '세대교체'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 대해 강기정, 김영록, 민형배, 신정훈, 이개호, 이병훈, 주철현 등 60~70대 기존 통합특별시장 후보군과 뚜렷한 차별화를 꾀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 의원의 메시지와 박 의원 측의 반응이 정가에 회자되면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선거 구도는 단순한 인물 경쟁을 넘어 '경륜 대 혁신', '연공서열 대 세대교체'라는 프레임으로 재편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