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대 전기차 전쟁”···BYD 돌핀 가세로 포문
소형 EV 점유율 상승세···저렴한 가격에 실내공간·주행거리 부담 줄어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국내 전기차 업계 시선이 '2000만원대'로 쏠리고 있다. 중저가 전기차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소형 전기차가 시장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테슬라 흥행으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졌고, 올해 가격 인하 전략을 앞세운 테슬라와 중국 브랜드의 공세 속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졌다. 그 중에서도 초기 구매 부담이 낮은 소형 전기차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소형 전기차는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주행거리 개선으로 실용성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이 가운데 최근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이달 국내에 2000만원대 전기차 돌핀을 선보이면서 시장 판을 흔들고 있다.
◇돌핀, 2450만원부터···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 초반
24일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지난 5일 돌핀을 공개하고 11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돌핀은 두가지 트림으로 출시하며 일반형은 이달부터 돌핀 액티브는 3월부터 순차적으로 고객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국고 보조금은 돌핀은 109만원, 액티브 132만원이며 지자체 보조금(서울시 기준 32만원, 39만원) 등을 포함하면 2000만원 초반대 구매가 가능하다.
전기차 시장에서 '2000만원 초반'이라는 가격대는 상징성이 크다. 그동안 전기차는 보조금을 감안하더라도 2000만원 중후반대에서 3000만원 안팎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돌핀의 등장으로 실질적인 2000만원대 차량이 나오게 된 셈이다.
영업 현장에서도 반응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돌핀은 입항 물량 대비 주문이 많아지면서 출고 일정이 지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대비 상품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초기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BYD 영업점 관계자는 "돌핀의 경우 상위트림인 액티브 보다 가격이 저렴한 일반형 주문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돌핀 인기 요소 중 또다른 이유로는 기존 캐스퍼 EV, 레이 EV의 긴 대기 시간이 꼽힌다. 현재 캐스퍼 EV의 경우 출고까지 22~25개월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계약 후 2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레이 EV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평균 10개월 안팎의 대기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출고 적체가 이어지면서 소비자 일부는 상대적으로 빠른 인도가 가능한 돌핀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차량을 당장 필요로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1년 이상 대기를 감수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BYD코리아 관계자는 "돌핀의 계약 대수를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고객 문의, 전시장 트래픽, 시승 신청 등 지표는 모두 증가하고 있다"며 "돌핀은 도심 주행 비중이 높은 소비자에게 적합하며 '생애 첫 전기차' 혹은 '세컨드카' 소비자층이 주요 타깃이다"고 말했다.
◇ 소형 전기차 점유율 26%까지 껑충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에선 소형 차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갈수록 차체가 커지면서 소형차라고 하더라도 예전대비 실내 공간이 넓어지며 실용성이 높아졌다. 또한 과거 소형 전기차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주행거리 문제도 상당 부분 개선됐다.
캐스퍼 EV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318km다. 도심 위주 운행이라면 일주일에 한두 번 충전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평가다.
돌핀은 최대 354km를 확보했다. 배터리 효율 개선과 경량화 설계를 통해 동급 대비 경쟁력 있는 수치를 제시했다.
소형 전기차의 주 사용 환경이 도심 출퇴근과 근거리 이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00km 이상 주행거리는 실사용에서 큰 불편을 느끼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충전 스트레스가 이전대비 크게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심리적 장벽도 낮아졌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 소형 전기차 판매대수는 1만3216대, 점유율은 18%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판매량 5만460대, 점유율은 26%로 대수와 비중 모두 크게 늘었다.
업계는 소형 전기차 확대가 전기차 전체 수요 저변을 넓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전기차는 '환경차'이자 '신기술' 이미지가 강했지만, 가격 부담이 걸림돌이었다. 2000만원대 실구매가가 보편화될 경우 사회 초년생이나 1~2인 가구, 도심 거주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또한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가격 대비 효용을 따지는 소비 패턴과도 맞물린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 요소는 가격인 만큼 BYD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클 수밖에 없다"며 "BYD 뿐 아니라 올해 다른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진출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전기차 업계의 전반적인 가격 전략 고심이 필요할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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