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 도장이 왜 찍혀있어?”...제주 모 영농법인 ‘사문서 위조’ 의혹까지

제주의 한 영농조합법인이 '가짜 조합원' 모집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법인 인감은 물론 이사 등 개인명의의 도장을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사문서 위조'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유명 셰프 A씨는 자신이 대표자로 이름을 올렸던 B영농조합법인을 두고 실질적인 운영자인 전 감사 C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사건의 핵심은 C씨가 투자자들에게 교부한 '합의서'의 적법성 여부다. C씨는 조합원 가입을 권유하며 법인 명칭과 대표자 직인이 날인된 '합의서' 형식의 문서를 개인적으로 작성해 투자자들에게 전달했다.
출자자들은 이 문서를 보고 법인의 공식적인 승인이 난 것으로 신뢰했으나, A씨 측은 이러한 합의서의 체결 여부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소인들은 "해당 합의서가 법인 정관에 따른 공식 가입 계약서가 아니며, 총회 결의나 대표자의 동의 등 공식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작성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즉, C씨가 권한 없이 법인 인감을 무단으로 사용해 문서를 위조했고, 이를 마치 조합의 공식 의사인 것처럼 외형을 꾸며 행사했다는 취지다.
의혹은 법인 인감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작성된 '이사회소집요구서'에는 법인 인감과 함께 회의를 소집한 이사 2인의 직인이 찍혀있다.
문제는 이 이사 2인이 관련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문서에 찍힌 도장은 이름만 새겨 넣은, 흔히 '막도장'이라 불리는 형태였다.
해외에 거주중인 것으로 알려진 해당 이사는 초기 이사 등기 등 특정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의결 권한을 위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은 있으나, 자신 명의로 문서에 서명하거나 날인하는 등의 '백지 위임'을 허가한 적은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형법상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에 해당될 수 있다는게 법조인들의 해석이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해당 혐의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중죄로 분류된다.
조합원 모집은 물론, 총회를 소집하거나 법인 자산을 다룸에 있어 C씨가 독단적인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C씨는 대표자의 법인카드와 인감, 통장 등의 회수를 방해함으로써 법인의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가로막은 혐의(업무방해)로도 함께 고소됐다. A씨는 C씨가 법인 사무실을 걸어잠그는 등의 물리적인 방식으로 정보 접근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인 측 관계자는 "이름이나 도장을 도용하는데 있어 별다른 문제 의식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믿고 맡겼을 뿐이었던 출자자들이 '너무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오히려 자책까지 하는 안쓰러운 상황"이라고 내부 기류를 전했다.
이에 대해 C씨는 "관련된 절차는 구두 문자로 사전에 공지하고 합의해 절차를 준수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내부 절차에 대한 이행 근거가 있었다며, 법정에서 다툴 시 관련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