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덕 변호사의 시사법률] 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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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미리 예고되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판결 선고가 있었다.
내란죄 우두머리는 사형 또는 무기형만이 법에 정해진 형이고, 검찰은 연휴 전 최종 공판기일에 그중 사형을 구형하였으니, 1심 선고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에 관하여 이리저리 예측이 많았는데, 판결문에서는 여러 가지 양형 조건들을 나열한 끝에 최종적으로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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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미리 예고되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판결 선고가 있었다. 내란죄 우두머리는 사형 또는 무기형만이 법에 정해진 형이고, 검찰은 연휴 전 최종 공판기일에 그중 사형을 구형하였으니, 1심 선고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에 관하여 이리저리 예측이 많았는데, 판결문에서는 여러 가지 양형 조건들을 나열한 끝에 최종적으로 무기징역이 선고되었다.
어떠한 죄에 대하여 법관이 선고할 수 있도록 법에 정해져 있는 형량을 법정형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단순폭행죄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 등이다. 그리고 법정형 가운데 징역을 줄 것인지 벌금을 줄 것인지 등 형종(刑種)을 정한 뒤 거기에다 법에 정해진 누범이나 심신미약 같은 가중 및 감경 사유를 적용하여 처단이 가능한 범위를 정하면 그것을 처단형이라 한다.
만약 폭행죄 범인이 누범기간이었다면 법정형 가운데 징역형을 선택한 뒤 가중하여 4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이 처단형이다. 이 처단형의 범위 안에서 법관이 최종적으로 판결문에 기재하고 법정에서 낭독하여 선고해 주는 형을 선고형이라 한다.
법정형과 처단형이야 법에 명문으로 정해진 기준을 거의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으나, 선고형의 경우 사건이 천차만별인 까닭에 담당 법관들마다 제각각의 선고를 할 수밖에 없어서 '고무줄 양형'이니 뭐니 하는 비판이 많다.
수십 수백만 건의 이 세상 모든 재판을 모두 한 법관이 할 수 있다면 해결이 될 텐데. 그럴 수 없어서 생긴 문제다. 아쉬우나마 사법부에서는 '양형 기준'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전국 법관들이 참고하여 선고형을 정하게끔 하고 있고, 큰 문제 없이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는 보인다. 예를 들어 폭행죄의 경우 전과가 없으면 감경해 주고 수법이 잔혹하면 가중하는 등의 양형 기준이 적용된다.
다만 내란죄는 양형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십 년에 온 나라에서 한 번 생길까말까 한 사건이라서, 그리고 법정형의 범위가 사형 또는 무기형으로 좁게 되어있어서 딱히 마련해 둘 필요가 없는 까닭에 그런듯하다.
이렇게 양형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범죄의 경우 담당 법관이 유사 범죄의 양형 기준들을 참고하여 선고형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전직 대통령의 선고에서는 '치밀하게 준비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며 전과가 없다'는 등의 사정이 선고형을 정함에 있어 고려되었다.
사건마다 피고인마다 양형이 제각각이고 거기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은 삼라만상을 모두 법전이나 양형 기준에 글자로 담을 수 없기에 생기는 문제라서 당분간은 해결이 불가능할 것 같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하여 전 인류가 하나의 컴퓨터 법관에 의해 재판받는 그런 날이 오면 아마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권용덕 로앤컨설팅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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